[카드뉴스]우리는 모두 대리 인생을 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5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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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우리는 모두 대리 인생을 산다.
대리 사회 출간한 김민섭씨

#02.
지난해 시간강사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한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로 유명해진 김민섭 씨. 올해 5월부터 대리 기사가 된 그는 최근 대리 사회를 출간해 또 주목을 받고 있죠.

#03.
"대학에서 조교와 시간강사로 보낸 8년은 주체적 존재로 인정받지 못한 유령의 시간이었습니다" "대리 기사가 된 지금 비로소 내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질문을 마주하게 됐죠"

#04.
시간강사와 맥도널드 알바를 그만두고 그가 선택한 일은 대리운전.
대리 기사가 되고 나서야, 그는 "그동안의 삶이 대리 인간이었음을알았다"고 고백합니다.

#05.
"지독한 방귀를 계속 뀌면서도 절대 창문을 열지 않는 손님을 만날 땐 나는 내 코의 주인이 아니라는 걸, 귀가 찢어질 정도로 크게 태국 랩을 틀어놓은 손님을 겪을 땐 나는 내 귀의 주인이 아님을 알게 됐죠"
김민섭 씨

#06.
타인의 운전석은 한 인간의 주체성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검열하는 을의 공간 이었습니다. "제 의지대로 손을 댈 수 있는 건 브레이크, 액셀러레이터, 깜빡이뿐이었죠"

#07.
"많은 사람들이 대리 기사 옆에서 반말 등을 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권력을 확인하려 하죠. 그런 사람조차 실제로는 누군가의 대리인일 뿐이에요" 김민섭 씨

#08.
"우리 모두는 타인의 운전석에 앉은 대리 기사에요. 박대통령 역시 천박한 욕망을 대신 수행한 대리 대통령이죠."

#09.
"대리 운전을 하다 어느 회사의 화장실을 이용했어요. 남들보다 두 배 더 일하고 노력한다는 사훈이 있더군요. 그런데 월급을 두 배 더 준다는 말은 없었어요."

#10.
그는 대리 운전을 계속하면서 한 개인을 대리 인간으로 만드는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에 대해 글을 쓸 계획입니다. "거리의 언어를 몸으로 익히고 사회의 균열을 관찰하며 기록할 겁니다."

#11.
이 거대한 대리들의 사회에서 온전한 나로 존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민섭 씨와 우리 모두를 응원합니다.

2016.12.15 목
원본 | 손효림 기자
기획·제작 | 하정민 기자·조성진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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