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13일 발생한 군부대 폭발사고는 미사용 훈련용 폭음통을 불법 처리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고를 조사 중인 육군 제53사단 정영호 헌병대장(중령)은 1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 대장은 "미처리 폭음통 안에 있던 화약을 꺼내 콘크리트 바닥 한곳에 버렸다가 병사들이 이동하던 중 들고 있던 삽이 콘크리트 바닥과 부딪치면서 나온 불티 때문에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사고가 난 제7765부대 제2대대는 울산 동, 북구지역 예비군 훈련을 담당하는 부대로 지난달 25일까지 올해 해야 할 예비군 훈련은 모두 마쳤다. 하지만 올 9월 부임한 이모 탄약관(중사)이 확인한 결과 예비군 훈련 시 사용해야 하는 올해 분 폭음통 1842발 가운데 200발만 사용됐을 뿐 1642발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훈련용 폭음통은 길이 5㎝, 지름 1.5㎝ 크기에 7㎝짜리 도화선이 달린 교보재로 불을 붙여 던지면 포탄이나 수류탄이 터지는 효과음을 낼 수 있어 각종 군 훈련에서 사용된다.
탄약관은 미사용 폭음탄 처리 방안에 대해 지난달 27일경 대대 정보작전과장(소령)에게 보고했고 과장은 대대장에게 보고했다. 대대장은 "비 오는 날 여러 번 나눠서 처리할 것"을 과장에게 지시했다. 과장으로부터 대대장의 지시를 전해들은 탄약관은 소대장에게 병사 지원을 요청했다. 소대장은 병사 4명과 함께 1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미사용 폭음탄 1642발을 처리했다. 폭음탄을 공구로 분리해 안에 든 화약을 빼내 바닥에 뿌리고 폭음통 알루미늄 통은 분리수거했다. 폭음통 1개에 든 화약은 3g으로, 이날 빼낸 화약은 약 5㎏. 이 화약을 바닥에 흩어버리는 방식으로 처리했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이날 이후 비가 내리지 않아 화약은 거의 그대로 남아 있었다. 13일 오전 11시 46분경 순찰로 보수작업을 마친 병사 28명이 점식식사를 위해 이동하던 중 들고 있던 삽이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치면서 나온 불티가 바닥에 남아 있던 화약에 인화되면서 폭발사고로 이어졌다. 군 헌병대는 "2007년에도 경기도 모 부대에서 중사가 미사용 폭음탄 10개를 이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다 폭발사고가 나 옆에 있던 원사가 부상한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폭음통을 불법 처리한 대대장 등 4명에 대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병사 28명 가운데 18명은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 후 복귀했으며, 10명은 치료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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