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에서 항공기 부품까지… 대구 섬유산업, 융합 영역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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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 활용 고부가가치 제품개발… 다이텍연구원, 전문기업과 잇단 제휴
섬유개발硏, 엔도비전에 기술 이전… 2019년까지 신제품 70여 개 목표

7일 대구 서구 다이텍연구원에서 직원들이 슈퍼 섬유를 꼬아서 다양한 형태의 복합 소재를 만드는 3차원(3D) 브레이딩 가공 기계를 작동하고 있다. 다이텍연구원 제공
7일 대구 서구 다이텍연구원에서 직원들이 슈퍼 섬유를 꼬아서 다양한 형태의 복합 소재를 만드는 3차원(3D) 브레이딩 가공 기계를 작동하고 있다. 다이텍연구원 제공
 대구의 섬유산업이 고부가가치 융합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연구와 기술 접목 분야가 넓어져 다른 업종에 대한 경제 파급 효과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텍연구원(대구 서구)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소재부품산업 전문 기술 개발 사업에 선정돼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활용한 항공기 부품 개발을 시작했다. 탄소섬유 및 복합재료 전문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이 참여한다.

 CFRP는 강도 높은 탄소섬유와 합성수지를 결합해 만든다. 가볍고 외부 충격에 강한 복합소재다. 외국산 자동차와 항공기 등에 쓰인다. 박성민 다이텍연구원 융합신소재본부장은 “조립과 가공 중심인 국내 항공부품산업의 구조가 크게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은 섬유 복합소재 전문 기업인 ㈜티포엘(경북 경산시)이 주관한다. 2001년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섬유 자동화 기계를 제작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강도 고기능 슈퍼섬유를 활용한 발사체 부품과 압축천연가스 용기를 개발했다. 탄소섬유 등 여러 종류의 굵은 실을 엮어 필요한 모양을 제작하는 브레이딩(섬유를 꼬는 기계)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생산 속도와 품질을 향상시킨 3차원(3D) 응용 기계도 개발했다.

 이 같은 기술로 탄소섬유(카본) 소재를 이용한 자전거도 만들었다. 알루미늄이나 철로 만든 자전거보다 무게는 절반 이하로 가볍고 강도는 7배 정도 높다. 지금은 항공기 부품 개발 단계에 도달했다. 천진성 대표는 “항공기 복합재료 개발의 핵심인 일체형 제작 설비로 경량화 기술 개발과 생산비 절감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텍연구원은 최근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 아진산업(경북 경산시)과 전기수소 자동차용 CFRP 부품 개발도 시작했다. 섬유와 금속 등 다른 소재를 접합하거나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1976년 창립한 아진산업은 금속 차체 생산 전문 기업이다. 국내 완성차 1차 협력 회사로 연료소비효율을 높이기 위한 차량용 부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다이텍연구원은 “섬유 및 자동차 부품의 동반 성장과 고부가가치 부품 생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은 최근 의료기기 전문 기업인 ㈜엔도비전(대구 달서구)과 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2013년부터 대장암 수술 환자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인공 밴드 개발을 공동 추진해 성공했다. 몸 안에서 분해되는 원사(실)를 제작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김동탁 엔도비전 부사장은 “산업용 섬유와 의료기기 융합 제품 개발 분야가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이(異)업종 융합 비즈니스 기반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까지 의료와 기계, 자동차 부품 등 다른 사업과 융합한 신제품 50여 개와 특허 7건의 성과를 냈다. 2019년까지 신제품 70여 개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영훈기자 jang@donga.com
#대구 섬유산업#탄소섬유#엔도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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