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힘찬병원의 착한 의료이야기]‘O자형 휜 다리 무릎’이 보내는 이상신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이태훈 원장
이태훈 원장
 무릎 관절염으로 진료를 보러 온 할머니께 “다리 사이에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다리가 휘어졌습니다”라고 했더니 “나이 들면 다 그렇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이처럼 퇴행성관절염과 O자형 휜 다리를 별개로 생각하는 환자들이 간혹 있다. O자로 휜 다리를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중년이 되면 다리가 O자형으로 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무엇일까. 휜 다리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면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연골 손상 등 무릎관절 질환이 진행돼 관절염 단계까지 왔다면 관절 소리와 통증뿐 아니라 다리 모양까지 휘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나이 들수록 다리가 휘면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무릎 관절염의 적신호로 보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휜 다리의 원인은 병적인 요인, 후천적 생활습관, 퇴행성관절염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병적 요인은 구루병, 소아마비 등으로 뼈 자체가 휘어진 경우다. 하지만 휜 다리는 대부분 후천적 요인으로 발생할 때가 많다. 장기간 하이힐을 신거나 출산 후 부족한 산후 조리로 벌어진 골반을 방치했을 때, 장기간 바닥에 양반다리로 앉거나 쪼그려 앉는 등 바르지 못한 생활습관과 자세 때문에 뼈의 정열이 틀어져 생긴다.

 퇴행성관절염으로 다리 변형이 생길 때도 있다. 45세 이상 중년이 되면 관절연골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면서 연골 기질이 변하고 약해진다. 외부 충격을 완화시켜 무릎관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연골이 닳으면서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한국 사람은 양반다리로 앉는 생활습관 때문에 무릎의 안쪽 연골이 많이 닳는다. 보통 양반다리로 앉을 때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은 체중의 7, 8배에 달한다. 무게 부담이 안쪽 연골에 가해져 O자형으로 변형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O자형 휜 다리 변형이 관절염을 더욱 부추긴다는 점이다. O자형으로 무릎이 틀어지면 체중 부담이 무릎 안쪽으로 집중돼 무릎연골이 비정상적으로 마모되고 손상도도 심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엉덩이관절, 허벅지 뼈 등도 삐뚤어져 전체적인 신체 불균형을 초래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진다.

 관절염은 다리를 휘게 하고 휜 다리는 관절염을 악화시켜 퇴행성관절염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중년에 다리가 O자형으로 변하기 시작하고 무릎 통증이 지속된다면 관절염을 의심해보고 빨리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이태훈 원장
#무릎 관절염#노화 현상#o자형 휜 다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