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12년간 복막-혈액투석 40대男… 신장이식 수술후 새 삶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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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인하대병원을 찾아 정기검진을 받은 임미성 씨(오른쪽)가 박근명 교수(가운데)와 함께 신장이식 수술 이후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19일 인하대병원을 찾아 정기검진을 받은 임미성 씨(오른쪽)가 박근명 교수(가운데)와 함께 신장이식 수술 이후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12년간 복막투석과 혈액투석을 받는 등 ‘만성 심부전증’을 앓아 온 임미성 씨(42)는 3월 인하대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뒤 부작용 없이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현재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임 씨는 어릴 적부터 혈뇨(혈관 속에 존재해야 할 적혈구가 소변에 섞여 나오는 증상)를 보였는데, 2004년 3월경 복수가 차 병원을 찾았다가 ‘만성 신부전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그는 10년간 하루 4차례 30분씩 연평도 집에서 복막투석을 받으며 생활했다. 하지만 집에서 투석을 하다 보니 감염에 취약해 복막염이라는 합병증이 생겼다.

부득이하게 인천 도심에서 생활하며 인하대병원에서 일주일에 3회 혈액투석을 받는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다. 야외생활이나 여행 때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는 일이 생기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던 중 주치의인 인하대병원 박근명 외과 교수로부터 장기(신장)이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2014년 12월 신장이식 수술을 신청했다. 인하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상담사로부터 신장이식의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는 정보도 얻었다.

혈액투석을 받아 힘겹게 생활해온 임 씨는 3월 신장이식이 선순위로 배정돼 수술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했다. 신장이식 수술 신청, 1년 4개월 만에 뇌사자로부터 신장 기증을 받게 된 것이다. 인하대병원은 정부 산하 국립장기이식센터가 지정한 ‘뇌사 판정 대상자 관리병원’이다.

임 씨는 “혈액투석에 어느 정도 적응이 돼 처음에 이식수술을 제안받았을 때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신장이식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3월 10일 입원해 주치의인 박 교수의 집도로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4월 초 퇴원했다. 현재 수술 부작용 없이 지난 12년간 해오던 투석 없이도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신장은 손상되더라도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신장 기능의 90% 가까이 손상되는 만성 신부전에 이르러서야 두통, 구토, 어지럼증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만성 신부전증 환자는 투석치료를 한다. 투석은 혈액 안에 있는 노폐물을 거르는 혈액투석과 복막을 통해 거르는 복막투석이 있는데 고혈압, 심낭염, 심한 빈혈, 신경장애 등 합병증이 나타난 후에는 치료가 어려울 때가 많다. 여기에 수분과 음식을 섭취하는 데 제한이 따른다. 사회활동과 시간 제약은 물론이고 경제적, 정신적으로 부담이 매우 크다.

이런 문제 때문에 신장이식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식과 관련된 의술의 발달로 이식 후 1년 이내에 이식 신장이 생존할 확률은 뇌사자 이식의 경우 50%(1975년)에서 90%(2000년)로, 생체이식은 88%에서 93%로 현저히 좋아졌다.

인하대병원은 외과, 신장내과, 비뇨기과, 영양팀, 면역검사실, 공공의료사업지원단과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로 구성된 ‘신장이식팀’을 구성해 환자를 지원한다. 현재 환자 100여 명이 신장이식 수술을 신청한 상태다.

박 교수는 “인하대병원은 2015년 11월 통합장기이식센터를 개소했는데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의 3차 인증에서 신장이식을 비롯한 장기이식 프로그램이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인하대병원은 수술 때 특진비용을 받지 않고 환자가 수술을 신청할 경우 불필요한 검사를 하지 않는 등 환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하대병원#신장이식#만성 심부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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