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내년부터 학과 구분 없이 신입생 선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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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총장, 혁신안 발표

포스텍(POSTECH·포항공과대)이 내년 입시부터 모든 신입생을 학과 구분을 하지 않는 ‘무(無)학과’로 선발한다. 또 신규 채용하는 교수의 3분의 1은 기업이 원하는 연구 인력을 ‘산학일체 교수’로 뽑기로 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사진)은 31일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의 대학 혁신안을 발표했다.

포스텍은 2018학년도부터 모든 신입생을 학과 구분 없이 단일계열(무학과)로 선발한다. 올해까지는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서 300명의 정원 중 10개 학과에서 230명, 단일계열로 70명을 뽑는데, 내년 입시부터는 전부 단일계열로만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포스텍 입학생의 중도탈락률은 국내 최저 수준인 0.5%지만 입학 전 선택한 전공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면서 “신입생이 입학해 1년간 다양한 학과를 탐색하고 선배·교수와 교류하면서 진로를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교수 채용 방식도 변화한다. 포스텍은 현재 전임교원 272명의 절반이 넘는 150명을 앞으로 4년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이 중 50명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 인력을 포스텍이 교수로 채용하는 형태인 ‘산학일체 교수’로 뽑기로 했다.

산학일체 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해당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인건비는 기업과 대학이 공동 부담한다. 김 총장은 “대학은 기업을 잘 아는 교수가 필요하고, 기업은 미래 산업을 연구할 인재가 필요하다”며 “논문 실적 위주의 채용이 아니어서 꼭 박사학위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포스텍은 LG디스플레이와 첫 산학일체 교수 선발을 협의하고 있다.

포스텍은 또 교수 승진에 필요한 의무 재직 연한도 없애기로 했다. 현재는 조교수에서 부교수가 되려면 4년, 부교수에서 교수로 승진하려면 적어도 5년은 근무해야 한다. 김 총장은 “우수한 젊은 교수가 조기에 정년을 보장받아 안정적으로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년 보장을 받은 30대 교수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 평가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연구평가항목을 학술연구와 산업연구로 구분해 산업체 연구과제, 기술이전 등의 성과는 논문 실적과 동등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포스텍은 올해부터 겨울방학을 줄이는 대신 여름방학을 3개월로 늘렸다. 이 기간 인턴십이나 해외 프로그램, 봉사활동 등을 하며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으라는 취지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포스텍#포항공대#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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