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에 비친 인천의 시대상 확인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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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 기획전시회… 9월 6일부터 11월까지 개최
인천서 촬영된 영화 자료 한눈에

1965년 조긍하 감독이 제작한 영화 ‘인천상륙작전’ 포스터(맨위쪽). 7월 개봉한 이재한 감독의 동명 영화 포스터와 대조를 이룬다.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1965년 조긍하 감독이 제작한 영화 ‘인천상륙작전’ 포스터(맨위쪽). 7월 개봉한 이재한 감독의 동명 영화 포스터와 대조를 이룬다.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광복 이후 제작된 한국영화에 투영된 인천의 시대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인천시립박물관은 9월 6일∼11월 20일 ‘인천, 어느 날 영화가 되다’라는 기획전시회를 연다고 30일 밝혔다. 개항 이후 근대화와 산업화의 중심이었던 인천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비춰졌는지 감상할 수 있다. 인천에서 촬영된 영화와 상영관 등의 자료 400여 점이 전시돼 인천 영화산업의 발전상도 알아볼 수 있다.

‘사랑’을 주제로 한 전시회 1부는 광복 이후 1950년대까지 인천에서 만든 영화를 소개한다. 인천 출신 배우 최불암 씨의 아버지인 최철 씨가 설립한 영화사의 작품 ‘수우’(감독 안종화·1948년작)의 포스터와 신문 광고, 스틸 사진이 전시된다. 1957년 신광영화사에서 제작한 이강천 감독의 ‘사랑’은 인천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분류된다. 춘원 이광수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이 영화는 영화의 대부분이 동구 송현동 이화창고에 설치한 세트장에서 촬영됐다. 영화 속 병원은 중구 율목동에 있던 ‘허봉조 산부인과’다. 당시 영화 제작에 촬영보로 참여한 정의배 씨(87)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영화를 소개하고 시나리오도 공개한다.

2부 주제는 ‘오, 인천’이다. 1960년대부터 인천을 배경이나 소재로 촬영된 영화를 확인할 수 있다. ‘돌아온 항구의 사나이’(감독 전우열)와 ‘섬마을 선생’(감독 김기덕)은 인천에서 촬영했지만 영화 속에 인천이라는 도시는 나오지 않는다. 예산을 아끼기 위해 바다와 섬, 항구와 같은 영화 배경이 풍부한 인천을 현지 촬영지로 삼았다. 2000년대 개봉한 ‘파이란’(감독 송해성)과 ‘고양이를 부탁해’(감독 정재은) 등은 영화 속 주무대나 실제 촬영지가 인천이다. 이 영화들이 촬영될 당시 인천의 모습과 영화 속 장면을 함께 편집해 영상물로 보여준다.

1960년대 개봉해 큰 인기를 끌었던 ‘돌아오지 않는 해병’, ‘결사대작전’을 비롯해 개봉 한 달여 만에 10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을 통해 인천상륙작전을 소재로 만든 전쟁영화의 흐름도 엿볼 수 있다.

3부의 주제는 ‘애관(愛觀)’이다. 인천이 영화 촬영지뿐만 아니라 영화를 소비하는 도시로서 주목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1950년대 애관극장과 미림, 인영, 오성극장 등을 비롯해 인천 시내 영화관이 20여 곳에 달해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극장 밀집도가 가장 높았다. 이 극장들 주변에는 다방과 음식점, 술집 등이 번성했다. 동방극장 지하에 있던 등대다방이 연 음악감상회 팸플릿과 인형극장 뒷골목 생맥줏집인 ‘마음과 마음’의 실내장식 등이 전시돼 당시 상황을 보여준다. 극장 간판과 영화 필름, 영사기, 티켓 등을 볼 수 있다.

조우성 인천시립박물관장은 “인천이라는 도시가 한국영화에서 어떻게 묘사됐고 시민들이 영화를 경험하고 소비해 온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9시∼오후 6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 날은 쉰다. 032-440-6733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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