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인구 1000만 명 벽 무너져…주택난 등 ‘비자발적 이주’ 대부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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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등으로 서울을 떠나는 30, 40대가 늘며 서울시 인구 1000만 명의 벽이 무너졌다. 서울시 인구가 100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건 1988년 이후 28년 만이다.

행정자치부는 지난달 말 현재 서울시 주민등록 인구(내국인 기준)가 999만5784명으로 전월(1000만2979명)보다 7195명 줄었다고 1일 밝혔다. 서울의 인구는 지난해 3월부터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 왔다. 전월 대비 감소 폭은 1월 3644명, 3월 4673명, 5월 7195명으로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서울의 인구 감소는 ‘비자발적’인 이주가 대부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다른 시·도로 빠져나간 인구 중 61.8%는 서울을 떠난 이유로 전·월세 등 주택 문제를 꼽았다. 특히 본격적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하는 30, 40대가 느끼는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13만7256명) 중 30, 40대가 53.3%(7만3223명)를 차지했다. 서울시 인구의 ‘허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는 내국인 기준으로는 인구 1000만 명의 시대가 끝났지만 법무부에서 집계하는 등록 외국인을 포함한 인구는 여전히 1000만 명을 웃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국인과 외국인을 포함한 서울시 인구는 5월 말 현재 1028만566명이다. 외국인도 서울에서 집을 구해 살며 경제활동을 하는 만큼 인구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 살면서 낮에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취업자와 학생 등을 포함한 주간인구도 여전히 10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다만 지금 추세가 계속되면 3~5년 내에 내·외국민 전체 인구 역시 1000만 명 선이 위태로운 만큼 가파른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서울연구원과 함께 인구정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인구가 줄어드는 사회, 환경의 이유를 파악한 뒤 서울시 차원의 종합적인 인구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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