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송진규]브리지사업, 중장기 플랫폼 구축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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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규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산학협력단장
송진규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산학협력단장
오늘날 대학은 이른바 ‘기업가적 대학’으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교육부의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사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를 영어로는 브리지(BRIDGE·Beyond Research and Innovation Development for Good Enterprises)라 약칭한다. 브리지 사업은 대학의 창의적 자산인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으로 기업과 협력을 통해 기술 이전과 창업을 촉진시킬 목적으로 지난해 시작됐다. 현재 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전남대, 한양대 등 총 20개 사업단에서 지난 1년간 기술창업 96개, 전략분야 기술이전 573건, 기술이전 수입 292억 원 등을 달성했다.

브리지 사업의 효과가 높은 것은 완성된 기술에 대한 사업화 지원이 아니라, 대학의 자산 자체를 기업 수요에 맞도록 설계해 가는 과정을 지원해 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대학 기술사업화의 한계로 지적됐던 비즈니스모델 설계역량 부족, 시장경쟁력 부족 등의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교육부는 추진 과정에서 모든 사업단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공개로 진행해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높였다. 올 3월 연차평가에서도 미참여 대학에까지 평가 진행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선도 대학의 노하우가 후발 대학에 단기간에 확산되도록 했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브리지 사업의 성과는 단기간에 그쳐서는 안 된다. 대학 기술사업화의 중장기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다양한 혁신적 시도를 통해 사업 추진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이 창조경제의 전초기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연구개발 초기 단계에서 시장지향형 사업화연계기술개발(R&BD)사업 기획을 촉진하는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나아가 교육부는 교수 벤처창업이나 학생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창업(직접사업화), 그리고 대학을 통한 기술 이전 및 자회사 창업(간접사업화)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성장한 대학기업이 후발 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재투자와 성장을 지원하는 ‘대학기술사업화의 환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2016년 사자성어로 ‘동주공제(同舟共濟)’를 뽑았다고 한다.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이 말처럼 대학과 정부가 힘을 모아 대학 기술사업화의 중장기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대학과 기업이 동반 성장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송진규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산학협력단장
#기업가적 대학#교육부#브리지 사업#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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