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5월… ‘임을 위한 행진곡’ 올해는 제창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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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야권, 정부에 제창 촉구
윤장현 시장도 기념곡 지정 요청
보훈처 “관례상 어렵다” 여전히 난색

광주에 또다시 5월이 찾아왔다. 광주 서구 치평동 5·18기념문화관에서 2일 ‘당신은 아는가! 5·18 그 위대한 연대’라는 주제의 전시회가 시작됐다. 전시회는 1980년 5월 광주 상황을 세계에 알리던 교포 사회의 활동사진 등 100여 점을 소개한다.

5·18민주화운동 36주년을 맞아 이달 말까지 50여 개의 추모 행사가 열린다. 시민들에게 5·18민주화운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5·18에 대한 왜곡이 심해지고 있으며, 논란의 중심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올해는 행진곡 제창 논란이 종지부를 찍고 소통과 화합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 “25년간 5월의 제창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옛 전남도청을 지키다 산화한 윤상원 씨와 1979년 노동 현장에서 숨진 박기순 씨의 영혼결혼식을 위한 노래다. 1982년 4월 소설가 황석영 씨(73)의 광주 집에 모인 김종률 씨(58) 등이 만들어 불렀다.

5·18유족회 등은 1983년 광주 북구 망월동 옛 묘역 추모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처음 불렀다. 이후 5·18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 5·18묘지가 국립묘지로 승격된 이후인 2008년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25년간 5월을 추모하는 노래로 불러 왔다. 하지만 2009년 임을 위한 행진곡이 5·18기념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부르던 제창이 아닌 합창단 합창으로 갑자기 변했다.

5월 단체 사람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고 식전 노래로 바꾸자 ‘무슨 의미냐’며 당황했다. 2010년 5·18기념식에서 연주곡으로 방아타령이 거론되자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이 5월 정신을 왜곡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5월 단체와 시민사회 단체는 2014년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에 반발해 정부 주관 5·18기념식에 불참했다.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진행되는 기념식 대신 옛 전남도청 앞에서 별도 기념식을 열거나 지켜봤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이 5·18 왜곡의 중심이 서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7년째 이어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논란이 올해는 꼭 해결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화합 계기로

4·13총선에서 여소야대가 된 상황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5·18기념식에서 제창되도록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36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와 4·13총선 국민의당 광주지역 당선자들은 3일 홀리데이인호텔에서 만나 ‘임을 위한 행진곡의 공식 기념곡 지정’을 위한 간담회를 연다.

장병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곡으로 지정하기 위한 원 포인트 국회 본회의’를 제안했다. 국민의당 당선자들은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요청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에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항상 요청했고 20대 국회에서도 강력 촉구할 계획이다. 윤장현 광주시장도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기념곡 지정과 제창을 요청했다.

그러나 보훈처는 여전히 ‘관례상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어렵다’는 견해다. 보훈처의 한 관계자는 “3·1절 노래나 4·19노래처럼 기념식과 노래가 이름이 같을 때만 제창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5월 단체는 11일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5월 단체는 올해 5·18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단체 한 관계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돼 국민소통과 화합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5·18민주화운동#임을 위한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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