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욕’하신다는 장동민 씨, 어떻게 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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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7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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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tvN ‘코미디 빅리그’
사진출처= tvN ‘코미디 빅리그’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그건 ‘실수’가 아니게 된다.

과거 ‘팟 캐스트’에서 여성 혐오와 폭력적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개그맨 장동민이 다시 구설에 올랐다. 이번엔 시청자들이 보는 코미디프로를 통해서였다. 장동민은 3일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충청도의 힘’이라는 코너를 처음 선보였다. 그런데 내용 중 한부모 자녀를 조롱하고 비하하는 표현과 아동 성추행을 연상케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에 휩싸였다.

극중 장동민은 친구가 비싼 로봇 장난감을 자랑하자 이혼 가정임을 언급하며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를 보냈나보다”, “선물을 양쪽에서 받잖여, 재테크여, 재테크”라고 말했다. 또한 장동민 할머니로 나오는 황제성은 “너는 엄마 집으로 가냐, 아빠 집으로 가냐”라고 하는 가하면 장동민에게 “고추 한 번 따먹어보자”라고 말하는 등 아동 성추행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을 보였다.

시청자들의 비난이 일자 방송채널 tvN은 잘못을 인정하며 ‘충청도의 힘’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사과로는 시청자들의 화를 잠재우긴 어려웠다. 한부모가정 권익단체인 ‘차별없는가정을위한시민연합’(대표 이병철, 이하 차가연)은 7일 오후 서울서부지검에 장 씨 등 3명과 방송사 tvN을 모욕죄 혐의로 고소했다.
사진출처=MBC ’무한도전’
사진출처=MBC ’무한도전’

장동민의 비하 발언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MBC ‘무한도전’의 새로운 멤버로 유력시 된 장동민이 화제로 떠오르자 그의 과거 발언들이 들춰지며 논란이 됐다. 2013년 유세윤, 유상무가 함께 한 팟캐스트 ‘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 장동민은 “창녀” “개 같은 X” 등 여성 혐오 및 폭력적 발언으로 비난을 샀다. 결국 그는 새로운 멤버 후보를 자진 사퇴했다. 당시 그는 “다시는 그럴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공식적으로 사과 했다.

코미디는 언제나 착할 수 없다. 코미디의 정의 자체가 웃음을 주조로 하여 인간과 사회의 문제점을 흥미 있게 다루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이에 사회 비판적 주제나 정치적 이슈를 수월하게 공론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국외에서는 성(性)에 관한 코미디가 있기도 하다. 그런데 장동민의 개그의 문제는 방향성이다. 그는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 약자’를 비하했다. 첫 번째는 여성이었고 두 번째는 아동이다. 이건 문제가 된다.

‘무한도전’에서 유재석과 면담을 했던 그는 ‘팟캐스트’를 언급하며 반성했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이 원하고 간지러운 곳을 긁어줄 수 있을 때 욕을 한다. 박명수의 욕은 사리사욕이고 내 욕은 정의로운 욕이다”라고 말했다. 이 세상에 국민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줄 주제는 너무 많다. 시원하고 ‘정의로운’ 욕을 하는 그를 화면에서 보게 되길 기대한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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