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섬유산업, 산업용 섬유 구조로 바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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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소재융합제품 산업화’ 성과… 5년간 시제품 544건 출시
산업용 섬유기업 480여개로 늘어

5일 대구 서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1층 산업용 섬유 제품 전시관에서 방문객들이 건축과 환경 정화에 쓰이는 재료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공
5일 대구 서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1층 산업용 섬유 제품 전시관에서 방문객들이 건축과 환경 정화에 쓰이는 재료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공
자동차부품 전문 업체인 삼우기업(대구 달성군)은 요즘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시내버스에 들어가는 고압가스 저장 용기와 소방관이 사용하는 산소탱크를 제작하고 있다. 고강도 슈퍼섬유로 만든 섬유강화복합재료(FRCM)를 활용한다. 이 회사는 2013년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로켓에 자세제어용 탱크를 공급해 이름을 알렸다. 지금은 FRCM을 개발한 기술로 생산 분야를 넓히고 있다. ‘꿈의 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섬유를 이용한 요트 선체 건조 기술도 연구한다.

1970년 섬유기계 제조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유리섬유를 활용한 자동차부품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차량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부품 손상을 줄이는 엔진 덮개가 주력 생산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슈퍼섬유 사업의 누적 매출은 24억여 원”이라며 “미국 유럽 수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섬유산업이 산업용 섬유 구조로 바뀌고 있다. 대구시와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이 2010년부터 추진한 슈퍼소재융합제품 산업화 사업의 성과이다. 삼우기업의 기술 개발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5년간 슈퍼 소재 연구 사업을 추진한 결과 시제품 출시 544건, 고용 창출 485명, 누적 매출 788억 원의 성과를 냈다. 대구의 산업용 섬유기업은 2010년 230여 개에서 지난해 480여 개로 늘었다. 관련 기업의 생산 비중도 20%에서 30%로 높아졌다. 복진선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산업용섬유연구본부장은 “원단 생산과 염색 가공 중심이던 대구의 섬유산업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 섬유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후속 사업인 이업종 융합 비즈니스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2019년까지 의료와 기계 자동차부품 등 다른 산업과 융합한 신제품 70여 개를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까지 신제품 57개와 특허 7건, 수출 계약 상담 200만 달러(약 23억 원)의 성과를 냈다. 스포츠레저와 정보기술(IT) 등의 전문 기업이 참여하는 섬유산업신문화창조협의회도 만들었다. 지난해 72개에서 올해 8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구시는 의류와 산업용 섬유의 장점을 융합한 하이브리드섬유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0년까지 철강과 전자통신 건축자재 등의 신제품과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대구를 산업용 섬유와 신소재 개발 거점으로 만들어 수입 대체 효과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2018년까지 슈퍼섬유 부품 소재 사업도 진행한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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