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인천도시공사, ‘수십억 수익’ 개발사업서 지분 포기해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1일 13시 05분


코멘트
수조 원의 빚더미에 있는 인천도시공사가 알짜배기 개발사업이라는 서운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에서 지분(19%)을 스스로 포기하고 IBK 기업은행에 넘기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용지분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2~3년 뒤 입주시점에 수십 억 원의 수익이 예상되는 사업을 포기했다는 지적이다.

16일 인천도시공사와 서운산단 등에 따르면 도시공사는 투자금 4억7500만 원을 전액 환수하고 보유 중이던 19%의 지분을 IBK기업은행과 서운산업단지개발(대표 가기목)에 각각 15%와 4%씩 넘겨 발을 빼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도시공사 이사회에서 내린 결정으로 인천시와 별다른 협의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공단을 조성하는 서운단지는 공공 지분이 33% 이상이 필요했다. 이에 24%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계양구는 도시공사에 지분 출자를 요청해 2013년 7월 19%를 출자했다. 나머지는 민간사업자인 트윈플러스(29%)와 시공사인 태영건설(28%)로 구성됐다.

그러나 도시공사가 사업을 포기할 경우 용지 분양가 인상에 따른 입주 업체 피해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벌어질 수 있어 지분철회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시공사가 이 사업을 철회하면 SPC인 서운산업개발에는 전문기술자가 없어진다. 따라서 시공사인 태영건설의 공사비 증액이 얼마든지 가능해 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태영건설 소속 공사 감독이 얼마든지 설계 변경을 통해 공사비 증액이 가능해 분양가의 추가 상승으로 입주업체의 반발을 살 수 있다.

도시공사가 이 사업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던 지난해에는 여러 가지 순기능이 있었다.

지난해 3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사 선정 때 공개입찰을 끝까지 주장해 이자율을 6.2%에서 5.1%를 낮춰 금융비용 25억 원을 절감했다. 도시공사의 강력한 요구로 공개입찰을 통해 이자율을 낮추는 성과를 냈다.

사사건건 도시공사가 사업에 관여하자, 서운산단의 가 대표와 계양구 고위 간부는 지난해 3~6월 사이 김우식 인천도시공사 사장에게 공사의 사업 철회와 파견자 철수를 수차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도시공사는 지난해 7월 파견자 철수와 보상수탁, 건설사업 관리를 포기해 사업에서 실질적으로 발을 뺐다. 당시 공사 내부에서는 충분히 이윤이 남을 수 있고 민간 기업의 전횡을 막기 위해서는 사업 철회를 하면 안 된다는 의견도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도시공사는 21일 서운산단 사업철회와 관련, 공사가 지분을 유지할 경우 기준 6%(세전) 이상 이윤이 발생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법규에 따르면 사업 준공 후 실제 투입비용을 원가 계산해 6% 이상의 이윤이 보장되기 때문에 출자사는 손해 볼일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단지 PF 전문가는 “용지 분양을 100% 성공해 리스크가 없는데도 상황에서 수익과 공사의 공공성을 포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기업은행은 이익이 없는데 왜 이 사업에 뛰어들겠냐”고 말했다.

2013년 7월 계양구가 실시한 출자타당성 용역에 따르면 당시 서운산단 3.3㎡당 분양가는 320만 원이었다. 그러나 업체에게 분양한 용지 가격은 67만 원이 뛴 3.3㎡당 387만 원이다. 그러나 이 분양가는 가계약으로 입주시점에는 최대 10%까지 뛸 수 있어 최대 분양가가 426만 원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도시공사가 가진 기술 노하우를 통해 사업비를 절감해 최종 용지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천시의회 유제홍 시의원은 “철저한 SPC 조사를 통해 서운산단의 문제점을 들여다볼 계획이었지만 자료제출을 거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입주기업이 용지 분양가 상승이란 피해를 입지 않게 하기 위해 도시공사가 사업을 철회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