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관광인파, 시내 전체로 분산시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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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중역 폐철도 ‘레일 바이크’ 운행… 풍남문 일대도 복합문화공간 개발
구도심 상권에 활력 불어넣어

전주 한옥마을 인근 아중지구 폐철도에 19일부터 레일바이크가 운행된다.1600m 길이에 두 개의 터널을 지난다. 요금은 2인 2만 원, 4인 3만 원이다. 전주시 제공
전주 한옥마을 인근 아중지구 폐철도에 19일부터 레일바이크가 운행된다.1600m 길이에 두 개의 터널을 지난다. 요금은 2인 2만 원, 4인 3만 원이다. 전주시 제공
전주 한옥마을은 한 해 1000만 명 가까운 인파가 찾는 전국적인 관광 명소다. 주말과 방학 때면 한옥마을에는 ‘인파에 떠밀려 다닌다’고 할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그러나 한옥마을을 한 거리만 벗어나면 분위기가 딴판이다. 시 외곽에 여러 개의 신도심까지 생겨나면서 구도심엔 빈 가게가 늘어나고 인적도 뜸하다. 전주시가 한옥마을의 외연 확장을 추진하는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한옥마을로만 몰리는 인파를 분산하고 경제적 파급 효과를 확산하기 위한 전주시의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옥마을에서 1km 남짓 떨어진 아중역 폐철도에 19일부터 ‘레일 바이크’가 운행된다. 레일 바이크는 철로에서 자전거처럼 직접 페달을 밟아 이동하는 철길 자전거다. 운행 구간은 2011년 익산∼완주 신리 간 전라선이 복선화되면서 폐선으로 버려져 있던 철길이다. 1.6km 구간에 두 개의 터널이 있고 4인승 레일 바이크 30대가 운행된다. 바로 옆으로는 KTX 열차가 달린다. 코스 안전펜스에는 바람개비가 장식돼 있고 터널 안쪽에는 다양한 형태의 발광다이오드(LED)등이 달려 있다. 코스 반환점에서는 자동 회전판으로 레일 바이크를 돌려 준다.

권병기 전주한옥레일바이크㈜ 대표는 “전국 최초로 도심에서 운행되고 ‘KTX와 함께 달리는 레일 바이크’라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옥마을 길 건너편에 있는 풍남문(豊南門) 일대도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신한다. 풍남문은 조선시대 전라감영의 소재지였던 전주를 둘러싼 성곽의 남쪽 출입문으로, 1963년 ‘보물 제308호’로 지정됐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던 풍남문은 최근 한옥마을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늘면서 한옥마을과 남부시장을 연결하는 통로로 존재 가치가 높아졌다.

보물 제308호인 전주 풍남문은 저녁이면 빛의 옷을 입는다. 3D프로젝트 맵핑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 공연이 풍남문을 무대로 펼쳐진다. 전주시 제공
보물 제308호인 전주 풍남문은 저녁이면 빛의 옷을 입는다. 3D프로젝트 맵핑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 공연이 풍남문을 무대로 펼쳐진다. 전주시 제공
풍남문 일대 광장은 소통과 만남, 역사의 장소로 인식되면서 전주 구도심의 대표적인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풍남문 광장에는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12일에는 3·1운동과 3·13만세운동 기념행사가 이곳에서 열렸고 8일에는 2000여 명이 모여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열었다.

풍남문에서는 10일부터 매주 목, 금요일 오후 9시에 미디어파사드 공연이 열려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미디어파사드는 3D프로젝트 매핑 기술을 활용한 공연으로, 풍남문에 빛을 쏘아 화려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풍남문에서 객사에 이르는 500m 구간 왕복 2차로 구도심 길은 보행자들이 걷기 편한 ‘역사문화거리’로 만든다. 전주시는 2개 차로를 1개로 줄여 일방통행로로 만들고 양측에 보도 턱이 없는 보행자 도로를 만들 계획이다. 옛 전북도청 자리에 추진 중인 전라감영 복원사업도 최근 건물 철거를 마쳤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한옥마을에만 몰리는 관광객들을 구도심과 남부시장으로 분산시켜 구도심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균형적인 도시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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