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벨트’ 김해에선 시장 재선거 점입가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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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현장

20대 총선이 4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낙동강벨트’의 서쪽인 경남 김해가 전국적인 관심지역으로 떠올랐다. 총선도 불꽃이 튀지만 같은 날 치러지는 김해시장 재선거는 공천 후유증에 여야 후보의 당적 변경 논란까지 겹치면서 점입가경 양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는 중도 하차한 김맹곤 전 김해시장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한 자리씩 나눠 갖고 있다. 영남권에서 유일하게 야권 지지 기반이 탄탄한 이곳에서 총선의 승자는 누가 될지, 시장은 어느 당이 차지할지 예측이 어렵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은 모두 김해시장 공천 후유증이 심각하다. 새누리당은 김성우 당중앙위 경남연합회장(57)이 후보로 결정됐다. 결선 경쟁자였던 당 사무총장 출신의 김정권 예비후보(56)는 “불공정 경선에다 여론조사도 문제가 많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무소속 출마도 검토 중이다. 김정권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승복 여부를 포함한 최종 입장을 18일경 밝힐 예정이다. 그는 “경선을 편파적으로 진행했다”며 김해을 출신 김태호 당 최고위원에 대한 불만도 나타냈다. 김성우 연합회장과 김해지역 총선 후보들도 김정권 예비후보 끌어안기에 나섰다. 상대후보와의 싸움도 만만찮지만 역대 선거에서 ‘내분’에 따른 패배가 잦았던 탓이다.

후보가 뒤바뀐 더민주당도 녹록지 않은 상황. 애초 공윤권 전 경남도의원(45)을 후보로 발표했다가 다시 허성곤 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61)으로 변경했다. 공 전 의원은 “정치꾼들의 구태 정치에 대해 시민들이 선택한 후보로서 묵과할 수 없다”며 원상회복이 되지 않으면 탈당과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자세다. 더민주당은 “공 후보 측 선거운동방식과 경력 표기에 문제가 있어 후보를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전 청장은 “선거 승리를 위해 모두를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여야 후보의 ‘무소신’도 비판의 대상이다. 새누리당 김성우 예비후보는 한나라당에서 활동하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열린우리당(더민주당 전신)으로 옮겨 경남도의원을 지냈다. 그러다 새누리당으로 돌아갔다. 더민주당 허 후보는 2014년 김해시장 선거 당시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하며 홍준표 경남도지사 지원을 받았으나 탈락했다. 이번 재선거를 앞두고 당적을 옮겼다. 두 후보가 각각 진영을 바꿔 싸우는 셈이다. 이들뿐 아니라 이 지역 국회의원 후보들도 당적 변경 이력이 많아 주민들 사이에서 “김해가 철새 도래지냐”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기업을 운영한 새누리당 김성우 후보는 ‘경제전문가’, 공무원 출신인 더민주당 허 후보는 ‘행정전문가’를 자임한다.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경남도당 부위원장을 지낸 이유갑 전 경남도의원(57)을 출전시킨다. 정의당은 허영조 경남도당위원장(45)이 나선다. 무소속으로 이영철 김해시의원(47)과 허점도 김해시민법률무료상담센터 소장(55)이 칼을 갈고 있다.

총선의 김해갑은 현역인 더민주당 민홍철 의원(54)과 새누리당 홍태용 경남도당 대변인(51)이 붙는다. 김해을은 현역인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불출마한 가운데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 후보(52·새누리당)와 노무현 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후보(48·더민주당)가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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