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마약밀수량 크게 증가­…한국 거쳐가는 중계 루트 다양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8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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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관세청에 적발된 마약밀수량은 91.6kg으로 전년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밀수규모가 갈수록 대형화되고 루트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18일 관세청이 발표한 ‘2015년 마약류 밀수단속 동향’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총 325건 마약밀수가 적발됐다. 밀수량은 91.6kg으로 시가 2140억 원 상당이다. 건수와 금액기준으로 각각 전년 대비 6%, 42% 증가했다. 종류별로는 메트암페타민(이하 필로폰)이 72kg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24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2004년 이후 최대 적발량이다. 이전에는 중국 남부나 홍콩이 필리핀의 주요 공급지였지만 지난해에는 캄보디아에서 밀반입하려던 필포폰 밀수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필로핀 밀수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양극화 현상이다. 1kg 이상 아주 대규모로 밀수하거나 20g 이하 소량으로 밀수한 것이다. 2014년 대형밀수의 건당 평균 적발량이 6kg인데 비해 2015년에는 건당 평균 8.3kg으로 2.3kg 증가했다. 개인 소비용으로 추정되는 소량 밀수도 2014년 27건에서 2015년 49건으로 81%가 늘었다.

한국을 거쳐 가는 마약밀수 중계 루트도 다양해졌다. 종전에는 ‘중국이나 홍콩→한국→일본’ 루트가 필로폰 중계밀수의 주종을 이뤘다. 반면 지난해에는 ‘아프리카(케냐, 남아공)→UAE나 독일→한국→미국’ 루트의 카트(식물성 마약류) 밀수와 ‘캐나다→한국→대만’ 루트의 대마초 밀수가 처음으로 적발됐다.

지금까지는 해외를 다녀온 여행자가 마약을 직접 갖고 들어오거나 국제우편 및 특송화물을 통해 밀반입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최근에는 수입화물, 선원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수입화물이나 선원을 이용한 마약밀수는 2014년 260g(0.36%)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2kg(56.7%)으로 급증했다.

관세청은 올해도 마약 밀반입 경로나 품목이 다변화될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직구로 반입되는 마약을 집중단속하고 특수수사기법을 활용해 구매자를 끝까지 추적·검거할 계획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국내외 기관과 정보교류와 수사공조를 강화해 국제화되고 있는 마약 범죄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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