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길고양이 중성화’ 지역-날짜 정해 한방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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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민원때 찔끔 시행 대신… 먹이로 유인, 한번에 50마리씩 수술

앞으로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중성화수술을 한 번에 50마리 이상 실시한다. 서울시는 최근 자치구별 ‘캣맘(길고양이를 보호하는 사람)’ 대표들과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지역별 중성화수술 데이’를 도입한다고 10일 밝혔다. 중성화수술의 실효성을 높여 길고양이 개체 수를 조절하고 주민 민원을 달래겠다는 취지다.

서울의 길고양이 수는 약 20만 마리로 추정된다. 서울시에 km²당 330마리가량이 서식하는 셈이다. 길고양이가 증가하면서 민원도 줄을 잇고 있다. 길고양이가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거나 번식기에 울음소리를 내 불편하다는 민원은 연간 1만여 건에 이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대책이 중성화수술이다. 서울시가 2008년 도입한 중성화수술은 고양이를 안락사시키지 않고 산 채로 포획해 중성화한 뒤 재방사하는 사업이다. 중성화수술을 한 길고양이는 번식을 하지 않아 울음소리가 줄어든다.

지금까지는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포획해 중성화수술을 진행하다 보니 길고양이 개체 수를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간 7000마리가량을 중성화하고 있지만 번식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번에 도입하기로 한 제도는 캣맘이 먹이로 길고양이를 유인해 ‘집중 주거지역’을 만들면 50개 이상 포획틀을 설치해 한 번에 중성화수술을 마치는 것이다. 안정적으로 먹이를 제공하므로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피해가 줄고 번식도 억제된다. 서울시는 올해 길고양이 중성화수술 예산을 전년 대비 약 2억 원 늘어난 12억 원으로 배정하고 포획틀 등 장비를 확충하고 있다. 중성화수술 데이는 다음 달 서초구에서 시작한 뒤 다른 자치구로 확대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산발적으로 고양이를 포획하면 이미 중성화수술이 된 개체마저 잡히는 경우가 많아 효과가 떨어졌다”며 “집중 중성화수술을 통해 길고양이와 주민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길고양이#중성화#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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