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남구 “돌고래 추가 수입 안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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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생태체험관 사육환경도 개선… 수족관에 인공 바위-해조류 설치
돌고래쇼도 무리한 연출 피하기로

울산 남구가 돌고래 추가 수입 방침을 유보했다. 돌고래 사육환경도 자연생태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2009년 문을 연 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의 잇단 폐사에 따른 대책이다. 이 체험관에서는 일본에서 수입한 돌고래 6마리 가운데 3마리, 체험관에서 태어난 새끼 돌고래 2마리 등 총 5마리가 죽어 시민환경단체로부터 ‘돌고래들의 무덤’이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본보 6일자 A18면, 7일자 A20면 참조)

남구는 새끼 돌고래 폐사 사실을 숨긴 채 일본에서 2마리를 은밀하게 추가 수입하려다 들통 나 곤욕을 치렀다. 전국 환경단체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돌고래 수입 반대 시위를 벌였다.

17일 울산 남구는 돌고래 추가 수입 유보 방침을 골자로 한 ‘고래생태체험관 돌고래 폐사에 따른 운영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남구와 고래생태체험관 운영기관인 남구도시관리공단은 돌고래 수족관을 야생의 바다와 유사한 환경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족관 안에 인공 바위나 해조류를 설치한다. 또 돌고래가 바다에서 노니는 것과 같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행동 풍부화 연구(사육 동물의 무기력증 등 비정상적 행동을 줄이고 야생에서와 같은 행동을 유도하는 프로그램)를 병행한다. 돌고래 쇼처럼 운영된 먹이 주기 프로그램은 하루 4회에서 3회로 줄일 방침이다. 쇼 프로그램 내용도 기구 등을 활용해 돌고래의 무리한 움직임을 연출하기보다는 간단한 점프나 꼬리치기 정도를 보여주면서 사육사가 돌고래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또 사육사를 늘려 돌고래 1마리를 사육사 1명이 전담하는 일대일 맞춤 사육을 시행한다. 사육사 연수, 해외 전문기관과의 협업 강화 등을 통해 돌고래 생육과 치료 능력도 높인다.

이 밖에 계획적 번식을 위한 암수 분리 사육,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과 보조풀장의 운영 이원화를 통한 돌고래 휴식 제공, 야간 돌고래 모니터링을 위한 적외선 폐쇄회로(CC)TV 설치, 돌고래 건강검진도 강화한다.

일본에서 돌고래 2마리를 추가로 들여오는 사업은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앞으로 전문가나 시민 여론을 수렴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의 ‘고래생태체험관 폐쇄’ 주장은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고래생태체험관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돌고래를 구경하는 생태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등 고래도시 장생포의 명성을 알리는 시설로 이미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2010년 28만7000명이던 관람객이 지난해 44만5000명으로 증가할 정도로 관광명소가 된 상황에서 고래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남구는 설명했다.

김재두 남구 복지환경국장은 “돌고래 죽음과 은폐 시도에 대해 시민들께 사과한다”며 “투명한 행정과 공단 지도 감독을 강화해 최근 불거진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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