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건강 100세]얼굴-잇몸 전기 통하듯 찌릿… 삼차신경통 의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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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이기택 교수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이기택 교수
‘치통은 빚을 내서라도 치료를 받는다’는 말이 있다. 너무 아파서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치통이 심해 치과에 가서 이를 뽑았는데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아 신경외과를 찾게 하는 병이 있다. 바로 삼차신경통이다. 산통에 비유할 만큼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삼차(三叉)신경통이다. 한 번 통증이 생기면 짧게는 수 초에서 길게는 수 시간 동안 지속된다. 환자들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마치 ‘칼로 찌르고 후벼 파는 듯한 느낌’ 또는 ‘찌릿찌릿한 강한 전기가 오는 듯한 느낌’이라고 한다. 당연히 칫솔질도 못 하고 통증이 무서워서 맘대로 먹지 못한다.

삼차신경은 뇌신경 중에 두피와 얼굴, 그리고 입안 일부 구조물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이다. 뇌에서 신경이 나올 때 크게 세 갈래로 갈라지기 때문에 삼차신경이라고 한다. 이 삼차신경이 뇌에서 시작되는 부위가 혈관 또는 종양에 의해 눌리면 신경이 분포하는 영역에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통증의 원인이 신경에 있으니 치과 치료를 받아도 통증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삼차신경통의 치료는 아주 다양하다. 치료 방법이 여럿이라는 것은 반대로 아주 탁월한 치료방법 한 가지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삼차신경통으로 진단되면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시작한다. 환자 대부분 약을 먹고는 통증이 깨끗하게 사라져서 너무 좋아한다. 하지만 약효가 떨어지거나 약을 한동안 복용하지 않으면 증상이 다시 생기기 때문에 불안감에 약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약을 먹어도 통증이 계속되면 자기공명영상(MRI) 뇌검사로 혈관 압박이나 종양 등 원인 질환을 찾는다. 필요하면 수술을 통해 뇌신경과 원인 혈관을 분리시키거나 종양을 제거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삼차신경이 두개골을 뚫고 나오는 부위를 찾아서 바늘로 찔러 약물을 넣거나 고주파를 이용해 신경을 무디게 하는 치료도 있다. 많은 양의 방사선을 삼차신경에 쬐여 통증을 완화시키는 치료 방법도 있다.

치통을 동반한 한쪽 얼굴 통증이 있다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치과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잇몸 통증이 지속되면 반드시 신경외과 또는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이기택 교수
#건강 100세#치통#삼차신경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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