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먹거리타운’ 들안길, 도시재생사업으로 재도약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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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 “2019년까지 환경 개선”… 수성못 연결 산책로 500m 만들고
야시장 개설 등 상권 활성화 지원

대구의 대표적 먹거리타운인 수성구 들안길이 새롭게 바뀐다. 수성구는 1일 “내년부터 2019년까지 50억 원을 들여 들안길 상권과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수성못과 연결되는 산책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의 도시활력 증진사업 공모에 응모했다. 결과는 이달 중 나올 예정이다.

수성구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시민단체와 건축전문가 등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을 추진한다. 상권 활성화뿐 아니라 공동체와 골목문화 재생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프랑스의 음식점 평가서인 미슐랭가이드의 스타 등급 식당 만들기와 유명 주방장 지도 프로그램, 소상공인 경영 지원 시스템, 상인대학 운영 같은 계획도 마련했다. 주민 중심의 마을학교와 음식축제, 행복 나눔 장터, 야시장 개설도 구상하고 있다. 이곳 상동과 두산동 일대 약 54만 m²의 주거단지 환경도 개선해 행복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다.

산책로는 왕복 8차로 가운데 2개 차로를 활용해 상동지구대 앞 네거리∼들안길 삼거리 구간(약 500m)에 조성한다. 수성구 관계자는 “들안길 마을협동조합을 설립해 주민이 관광 및 수익 사업을 추진하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라며 “음식점 창업을 돕는 동호회와 지원센터도 운영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구 KT상동지점∼수성못 2.3km 구간의 들안길에는 갖가지 메뉴를 자랑하는 음식점 120여 곳이 모여 있다. 옛 수성들 가운데 길이 있다고 해서 ‘들안길’로 불린다. 수성들은 민족시인 이상화(1901∼1943)가 1926년 발표한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배경이다. 수성구가 시비(詩碑)를 수성못 입구에 세우고 매년 문학 축제를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70년대 들안길은 수성못 물로 농사를 짓던 벌판이었다. 주변은 평범한 주거지였다. 1980년대에 음식점이 하나둘 생기면서 음식점 거리가 형성됐다. 도심에서 주차난을 겪던 식당들이 많이 옮겨왔다. 1990년대 상가 번영회를 조직할 정도로 명성을 얻었지만 2000년대 들어 건물이 낡고 주변 환경이 나빠져 주춤했다.

그러다 2012년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의 우수외식업지구로 선정되면서 전국적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커피전문점 레스토랑 등도 문을 열었다. 2013년 수성못 페스티벌의 주요 행사가 열리면서 외식산업 중심지로 부상했다. 지난해 축제에는 30만 명 이상이 찾았다. 들안길 삼거리∼네거리 구간 1km에서 열리는 김밥말기 행사가 눈길을 모았다. 시민과 관광객 3000여 명이 참가해 김밥을 만들었다. 2013년에는 김밥 1030m를 말아 한국 기네스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걷고 맛보는 들안길을 조성해 연중 관광객이 북적이는 새 관광지로 만들 계획”이라며 “주민이 화합하는 공동체 지원사업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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