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UNIST 개교 7년만에 선두권… “글로벌 명문대 도약 응원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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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임기 마치고 퇴임하는 조무제 총장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31일 퇴임하는 UNIST 조무제 총장. UNIST 제공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31일 퇴임하는 UNIST 조무제 총장. UNIST 제공
2008년 1월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연리 UNIST(울산과학기술대) 신축 공사 현장. 조무제 총장 일행이 공사 점검에 나섰다. 현장에는 중장비와 대형 트럭이 바쁘게 움직일 뿐 2009년 3월 개교할 대학 캠퍼스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8일 찾은 UNIST 캠퍼스. 정문 옆 미디어타워 양옆으로 본관과 연구동, 도서관 등 16개 동이 세워져 있다. 낚시터였던 ‘가막못’을 중심으로 연구동 등 10개 동이 내년 8월 완공 예정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캠퍼스만 변한 게 아니다. UNIST는 다음 달부터 울산과학기술원으로 전환된다. 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이어 4번째 국가 과학기술원이 되는 것이다. 2009년 3월 국립대학법인으로 개교한 지 약 6년 만이다. 울산과학기술원으로 전환되면 특정연구기관육성법에 따라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현재보다 많이 받게 돼 제2의 도약이 가능하다.

UNIST 캠퍼스 전경.
UNIST 캠퍼스 전경.
2011년 10월 이주호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 도약을 선포한 ‘UNIST 비전 2030’ 선포식에서 “UNIST가 개교 3년 만에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말했다.

UNIST 발전의 중심에는 조무제 총장(72)이 있다. 그는 경상대 총장 임기 만료를 앞둔 2007년 9월 UNIST 총장에 임명돼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31일 퇴임한다.

조 총장이 임명될 당시 대학 예정 부지 주변에는 ‘이주 거부’를 주장하는 주민들의 현수막이 나부꼈다. 개교 준비 사무실도 현장에서 20여 km 떨어진 중구 남외동의 한 민간건물이었다.

조 총장은 취임사에서 “UNIST를 한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학 정식 명칭을 울산과학기술대 대신 UNIST로 정한 이유다.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신입생 정원을 1000명 배정받았지만 500명만 뽑았다. 올린공대와 홍콩과기대 총장의 조언을 받아 프로젝트 중심의 토론식 수업과 100% 영어강의를 도입했다.

해외 석학들도 꾸준히 영입했다. 그 결과 각 연구단에 1000억 원의 연구비가 지원되는 기초과학연구원(IBS)단 3개를 유치했다. 네이처와 17개 자매지에 게재된 논문지수(NPI)도 국내 대학 가운데 4위에 올랐다. 2차전지 분야의 연구경쟁력은 미국 MIT, 스탠퍼드대와 함께 세계 톱3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UNIST 캠퍼스에는 이름 없는(無名) 다리가 9개 있다. 미래 이 대학 출신의 노벨상 수상자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다.

조 총장은 “총장 한 사람으로 시작한 학교가 이제 600여 명의 교직원과 4000여 명의 학생, 30여 개국 400여 명의 유학생, 30여 명의 외국 석학이 몸담고 있는 대학으로 컸다”며 “몸은 비록 떠나지만 UNIST가 글로벌 대학으로 우뚝 서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후임은 울산과학기술원 전환(다음 달 28일) 전후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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