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귀농〓경북’… 대한민국 ‘귀농 1번지’로 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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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값 싸고 정착 교육기반 좋다”… 2014년 2172가구 3688명 새삶
10년간 귀촌인구 전국 2위 차지

경북 영주시 회헌로(아지동)에는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건립 공사가 한창이다. 2만9900m²에 주택과 농장, 실습장, 시설하우스, 교육장 등이 들어선다. 올해 12월 완공하면 예비 귀농인 30가구가 생활하면서 귀농의 꿈을 키우게 된다. 내년 2월에는 영천시에 같은 센터를 착공한다.

이 센터는 정부가 귀농이 활발한 전국 6개 지역을 선정해 추진하는데 경북에 2곳이 선정됐다. 경북의 귀농 기반이 그만큼 좋다는 뜻이다.

경북은 귀농인들에게 ‘기회와 꿈의 땅’이다. 통계를 확인하기 시작한 2004년에 경북에는 334가구가 귀농했다. 강원(227가구), 경남(203가구)이 뒤를 이었다. 이후 꾸준히 늘어 지난해 2172가구(3688명)가 경북에서 새로운 삶을 찾았다. 2012년부터 매년 2000가구 이상이 귀농하고 있다. 연간 2000가구 이상 귀농하는 지역은 경북이 유일하다. 상주시와 봉화군은 최근 10년 동안 1000가구 이상 귀농했다. 울릉도에도 42가구가 귀농했다. 귀농인구의 나이는 50대 이하가 70%가량이다.

농사 목적이 아닌 귀촌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3345가구(6293명)가 귀촌해 2013년에 비해 137% 늘었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귀농귀촌을 합하면 1만8920가구가 경북에서 인생 이모작을 하고 있다. 귀촌이 많은 경기(2만8911가구)에 이어 2위다.

경북도는 2023년까지 귀농귀촌 인구 유치 목표를 5만 명으로 잡았다.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귀농귀촌을 위한 기반을 높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빈손으로 와도 ‘성공 귀농’을 위한 의지가 강하면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이 많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4개 시군에 12곳을 운영하는 ‘귀농의 집’(귀농인 임시거주지)을 10개 시군, 30곳으로 확대하고 있다. 분기별 1회가량 23개 시군이 참여해 여는 맞춤형 귀농귀촌 상담의 날도 활발하다. 초보 귀농인들이 빨리 정착하도록 돕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잘돼 있다. 경북지역 귀농인들은 2012년 사단법인 경북귀농연합회를 창립해 교류와 화합을 다진다. 베테랑 농업인 양성을 위해 2007년 경북도가 설립한 경북농민사관학교를 활용하면 농업소득을 보장받는 실력을 단기간에 키울 수 있다.

영주 영천 상주 문경 안동 의성 고령 예천 봉화 울진 등 귀농귀촌이 활발한 시군의 지원정책도 다양하다. 정착장려금과 주택수리비, 자녀학자금, 이사비용, 영농시설, 농기계 임대 등을 지원한다. 김재광 경북도 농업정책과장은 “귀농귀촌이 지역균형발전의 가교 역할을 하도록 경북이 좋은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귀농인 정착 돕기위해 세심하게 배려할 것”▼

최웅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경북에 귀농하면 성공한다는 신뢰를 주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웅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54·사진)은 26일 “귀농인들이 잘 정착해 뿌리 깊은 나무처럼 성장하도록 세심하게 뒷받침하려고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경북은 광역지자체 가운데 면적이 가장 넓어 땅값이 저렴한 곳이 많다. 여기에 일찍부터 귀농 관련 정책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이런 노력으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귀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귀촌(농사 목적이 아닌 경우)은
전국 4위권이다.

최 국장은 성공적인 귀농을 위한 ‘두 가지 안정’을 강조했다. 농업 소득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고 동시에 지역민들과 화합해 정서적으로 안정돼야 한다는 것.

경북에는 두 측면을 융합한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농업의 부가가치를 융합적으로 극대화하는 6차 산업도 이런 기반 위에서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최 국장은 1986년 기술고시를 거쳐 공직에 들어와 줄곧 농업 분야에서 일해 농업에 대한 식견이 깊다.
그는 “동아일보와 채널A가 지난해부터 개최하는 ‘에이팜쇼-창농귀농 박람회는 귀농·귀촌의 가치와 방향을 새롭게 제시한다”며
“지자체의 관련 정책 기획에도 활용할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경북지역에서는 이번 박람회에 경북도와 8개 시군이 참여한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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