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톈진항 사고 ‘강 건너 불’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강희승 동명대 항만물류시스템학과 교수
강희승 동명대 항만물류시스템학과 교수
물류 중심지인 항만이 대형화되고 있다. 물류 변화와 함께 글로벌화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이러한 물류의 중심지인 중국 톈진 국제항만에서 발생한 TNT 21t 규모의 대형 폭발사고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물류는 생산제품을 적은 수송비로 사용자가 요구하는 장소에, 짧은 시간에 옮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므로 예산을 절약하고 시간을 단축하려는 데 항만보안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의 물류가 선박으로 무역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21세기 물류영역은 생산지에서 항구와 물류 거점지를 통해 세계의 소비자가 있는 백화점까지로 확대됐다. 전산과 통신이 일련의 과정을 하나의 물류시스템으로 묶어 가능해진 일이다.

또 세계는 거대한 물류회사와 수송업체가 서로 융합하고 거대 선박업체 간에 합병이 초국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군소업체나 작은 항만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항만이나 선박의 규모는 더욱더 초대형화되고 있어 물류 변화가 글로벌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제 국내 택배사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결코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톈진 항 폭발사고는 세계 물류 발전에 찬물을 끼얹는 사례가 될 것이다. 원인은 2001년 미국에서 일어난 9·11테러와 같은 테러집단에 의한 사고이거나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와 같이 안전취급 부주의에 의한 사고일 것이다.

테러가 원인이라면 일반인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보안구역이 설정된 항만보안체계가 허술하다는 뜻이다. 특히 위험물 컨테이너 야적장은 별도 보안시설을 갖추고 있어 직원이나 운송업자들도 사전 허가 조치가 필요하므로 출입자들 통제 수준이 의심된다고 하겠다. 그러나 테러범이 해상으로 침입한다면 많은 허점이 노출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리역 폭발사고는 위험물 취급규정을 무시하고 호송원의 안전취급 부주의에서 발생한 인재였다. 위험물을 실은 열차는 곧바로 역을 통과해야 하는 규정을 무시했고 호송원은 화약상자 옆에서 양초에 불을 붙이다가 폭발한 사고이다.

부산 신항만도 톈진 항과 같이 국제 무역항이므로 보안태세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거나 항만 종사자들의 안전불감증이 도사리고 있다면 언제든지 대형사고의 가능성은 있다. 항만청이나 관세청에서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국토안보부(DHS)를 중심으로 모든 출입자의 인정 절차를 강화하고 전체 물류망에 대한 총체적 보안태세 향상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감시와 감독기능을 강화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침투세력을 막으려면 인근 군부대와 관련 기관이 협업해야 하고 항만이나 주요 물류 거점지는 국제물류보안프로그램을 철저히 이행하며 국제보안기구와 정보 교환도 강화해야 한다.

톈진 항 폭발사고는 결코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 없다. 국가의 관문인 항만 보안태세를 철저히 관리해 이런 대형사고를 예방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강희승 동명대 항만물류시스템학과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