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젊은이’ 6년째 DMZ서 통일염원 재능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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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대 디자인대 학생 등 27명… 파주시 실향민 정착촌 해마루촌에
‘통일 카운트다운 조형물’ 설치

동서대 디자인대 학생들이 최근 비무장지대 안 경기 파주시 해마루촌 입구 잔디공원에서 ‘통일을 위한 카운트다운 54321’ 조형물을 설치하고 있다. 동서대 제공
동서대 디자인대 학생들이 최근 비무장지대 안 경기 파주시 해마루촌 입구 잔디공원에서 ‘통일을 위한 카운트다운 54321’ 조형물을 설치하고 있다. 동서대 제공
부산의 젊은이들이 통일과 평화를 염원하며 비무장지대(DMZ) 마을에서 6년째 디자인예술마을 만들기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동서대 디자인대학 학생과 대학원생, 퍼블릭디자인연구소 연구원들이 주인공이다. 안병진 교수(56)가 첫해부터 단장을 맡고 있다.

27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지난달 26일부터 1일까지 DMZ인 경기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해마루촌 입구 잔디공원에서 디자인예술마을 만들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주제는 ‘통일을 위한 평화의 카운트다운 54321’. 두께 1.2cm 철판을 가로 2.5∼2.9m, 세로 3m 크기의 5개 숫자판 조형물로 만들어 설치한 것. 이들은 마을회관에서 숙식하며 조형물을 만든 뒤 지지대를 묻고 콘크리트를 부어 10m 간격으로 세웠다. 세계 공통인 ‘5 4 3 2 1’ 숫자판은 남북 간 소통의 시작을 알리고 통일이 머지않았다는 뜻을 담았다. 숫자판 안에는 ‘countdown for peace’란 글자도 새겼다. 최호진 씨(25·시각디자인)는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세대로서 만남의 바람을 담아 조형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또 통일을 염원하며 행운을 상징하는 33m의 테이블을 만들어 마을에 기증했다.

56가구 140여 명이 사는 해마루촌은 실향민 1세대를 위한 정착촌이다. 주민들은 지난달 31일 저녁 마을회관에서 잔치를 열어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자리에서 6·25전쟁 당시 할아버지가 중공군으로 참여했던 중국인 유학생 봉사단원 훙친(弘欽·35) 씨와 마을총무 오관근 씨(72)가 ‘화해’의 술잔을 들어 의미를 더했다.

마을 인근 전진부대에서는 봉사단을 부대로 초청해 전방 상황과 부대 현황을 소개하고 대접했다.

봉사단은 지난해 이곳에 ‘분단된 우리는 만나야 하는 필연성을 갖고 있고, 그 만남은 서로를 존중하고 환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스테인리스 고라니 조형물 8개를 설치했다.

1000여 m² 잔디공원에는 해마루촌의 상징이 된 고라니 평화조형물 20개가 숫자판과 함께 조화를 이뤄 통일을 염원하고 있다. 높이 4.3m의 철제 고라니에서부터 1.3m 내외의 나무 재질 고라니가 정답게 노니는 모습이다. 또 6·25전쟁 당시 참전했던 21개국 수도와 해마루촌의 거리 이정표 21개도 세워져 있다. 안 교수는 “감사와 평화의 상징물로 이정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공원은 인근 군부대 병사 가족들이 면회를 하며 쉴 수 있도록 벤치와 휴게공간도 갖췄다.

마을이장 조성호 씨(62)는 “더위가 한창인 이맘때면 매년 부산의 젊은이들이 마을을 찾아온다”며 “이들의 염원처럼 통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사단원 이하나 씨(21·여)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졌던 DMZ 안에서 남북 분단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었다”며 “우리의 자세를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 젊은이#dmz#통일염원#재능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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