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선장’ 잃은 DTC 개관 초기부터 표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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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박물관 방문객 두자릿수 불과… 어린이체험실은 개점휴업 상태
업무-상업시설 임대 48% 불과… 관장 공석 길어지며 제기능 못해

썰렁한 섬유박물관 7일 DTC 섬유박물관의 재봉틀 전시관이 한산한 모습(왼쪽 사진)이다. 개관 초기지만 소재를 보여주는 산업관의 모니터 1대에는 점검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썰렁한 섬유박물관 7일 DTC 섬유박물관의 재봉틀 전시관이 한산한 모습(왼쪽 사진)이다. 개관 초기지만 소재를 보여주는 산업관의 모니터 1대에는 점검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7일 오후 대구 동구 팔공로에 있는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는 방문객을 찾기 어려울 만큼 썰렁했다. 1∼4층에 들어선 섬유박물관은 사정이 더 좋지 않았다. 전시실은 텅 비어 있었다. 어린이 체험실은 신청자가 없어 개점휴업 상태였다. 섬유 관련 서적과 논문을 검색하는 섬유정보실도 찾는 이가 없었다. 1시간가량 둘러봤지만 각층 안내직원 말고는 사람이 없었다. 2층 기획전시실 담당자는 “메르스 영향 탓인지 평일 30명, 주말 60명 정도 온다. 규모에 비해 방문객 수가 너무 적다”고 말했다.

올해 5월 개관한 DTC가 표류하고 있다. 방문객이 늘지 않는 데다 운영에 필수적인 섬유업체 입주도 부진하다. 초대 관장은 4월 해임된 후 아직 공석이다.

9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DTC 업무와 상업 판매 시설 120곳 가운데 임대 계약이 된 곳은 58곳(48%)이다. 개관 한 달간 4곳(3%)이 늘었다. 주변 상가보다 임대료를 10% 낮추고 선착순 수의계약 방식도 도입했지만 계약률이 오르지 않고 있다. 개관 초기 공실률(빈 사무실이 차지하는 비율) 40% 이하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지역 섬유업체들이 밀집한 북구 3공단과 서구 염색단지 등 주요 공단과 떨어져 접근성이 좋지 않아 계약 업체들의 입주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상업시설 입주도 더디다. 1층에 은행과 커피전문점 화장품매장 등 3곳이 전부다. 방문객이 적다 보니 업체들이 입주를 미루는 실정이다. DTC는 매장 구성 변경 등 시설 보완 작업 이후 업체를 다시 모집할 계획이다. 현재 계약률은 38% 수준이다. 일부 시설 보수도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섬유 역사를 보여주는 3층 산업관의 모니터 1대에는 ‘점검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홈페이지는 개편 작업 중이라 부서 전화번호만 나오는 형편이다.

DTC 안팎에서는 관장 공석이 길어지면서 정상적인 운영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대 관장이 40여 일 만에 갑작스레 해임된 이후 두 달째지만 후임 공모 계획도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다. DTC 관계자는 “운영기관인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가 적극 나서야 하지만 관장 선임 실패에 따른 부담 때문인지 서두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섬유 업계에서는 DTC가 수출 전진기지와 섬유문화 복합공간 역할은커녕 제 기능을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대구시는 업체 입주가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 2019년까지 22억 원 이상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시 섬유패션과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학생 체험 행사 등으로 방문객을 늘리고 연말까지 기업 유치에 집중해 임대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DTC는 대구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1130억 원을 들여 총면적 4만9667m²에 9층 규모로 건립했으며 비즈니스센터와 다목적 홀, 섬유박물관 등을 갖추고 있다. 대구시는 2018년부터 예산 지원 없는 자립경영 체제를 갖추도록 할 방침이지만 섬유 업계에서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DTC#개관#초기#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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