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 민족예술단 ‘우금치’에 상설 연습공간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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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5년간 마당극패 정체성 계승… 연습장 없어 폐교-빈건물 전전해와
시민들 대상 ‘우금치 지킴이’ 결성… 2015년말까지 공사기금 2억원 모금나서

우금치 단원들은 상설 연습장을 위해 개인 집 담보대출과 은행 빚 등으로 대전 중구 대흥동의 한 허름한 건물을 구입했으나 내부 공사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공연 직전 우금치 단원들의 모습.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우금치 단원들은 상설 연습장을 위해 개인 집 담보대출과 은행 빚 등으로 대전 중구 대흥동의 한 허름한 건물을 구입했으나 내부 공사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공연 직전 우금치 단원들의 모습.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에서 창단돼 국내 마당극패의 대표 주자로 성장해 온 민족예술단 우금치(단장 류기형)가 숙원이었던 상설 연습공간을 마련했으나 내부 공사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1990년 창립된 우금치는 단원 20명으로 춤과 가락, 소리가 어우러진 신명난 마당극패로서 우리 연극의 정체성을 계승해 왔다. 그동안 35편의 창작으로 매년 100여 회 이상 전국순회공연을 해왔으며, 1992년 전국민족극한마당 최우수작품상을 시작으로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특별상(1997년), 창작국악극대상 대상(2015년)에 이르기까지 대전시민들에게는 자부심으로도 여겨져 왔다.

하지만 창립 25년이 됐는데도 마땅한 연습장 없이 중구 선화동, 동구 하소동, 유성구 대동 등 빈 건물과 폐교 등을 전전해왔다. 한때는 산속 깊은 곳에 가건물을 짓고 연습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구 대흥동 중부경찰서 인근의 10년간 폐건물로 방치돼 있던 옛 교회건물(대흥동 489-1)을 단원들의 집 담보 대출과 은행빚으로 매입했다. 하지만 건물이 낡은 데다 전기시설 등도 여의치 않아 내부공사가 필요하지만 공사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인사 사이에서 “대전에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하나로 꽃피우는 예술공동체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져 ‘우금치 문화예술공간 건립을 위한 시민추진위원단’이 결성됐다. 신명식 푸른치과 원장, 도완석 한남대교수, 박헌오 대전문학관장, 장시성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오원균 한국창의인성인증교육원장, 신기용 치유명상음악가 등 학계, 시민사회단체, 문화, 언론계 인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시민을 대상으로 ‘우금치 지킴이’를 결성해 올해 말까지 기획공연 및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온라인 모금 등으로 공사기금 2억 원을 조성해 우금치가 안정적으로 연습과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7일에는 현장에서 공사기금 마련을 위한 ‘터닦음’ 공연도 갖기로 했다.

우금치는 기금이 마련되면 1층은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지역 커뮤니티 및 교육공간으로, 2층은 공연 및 연습공간, 3층은 사무 및 생활공간, 옥상은 소품제작 및 소품창고로 활용할 계획이다. 류기형 대표는 “경남 밀양 연희단거리패의 밀양연극촌을 보면 항상 부러웠다”며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겐 오랜 염원이자 새로운 미래를 여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추진위원인 신명식 푸른치과 원장은 “계획대로 진행되면 대전에도 유일한 마당극장이 생겨 마당극의 저변 확대와 지역을 대표하는 연극센터로 풀뿌리 지역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이라며 또 “후원자는 건물 벽에 이름을 새겨 영원히 고마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오후 7시부터 열리는 ‘터닦음’ 공연에는 함순례 씨의 시 낭송, 정진채의 노래, 장서윤의 소리, 김기화의 태평무, 최원영의 가야금 연주 등이 펼쳐진다. 문의 마당극패 우금치 042-934-9394.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민족예술단#우금치#연습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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