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축제 술 취한 상태로 놀이기구 탑승 ‘위험’…안전 점검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2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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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학생회관 앞. 현란한 불빛 아래 시끄러운 음악 사이로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축제를 위해 설치된 이동식 놀이기구인 일명 ‘디스코팡팡’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얼핏 봐도 술에 취한 학생들이 “넌 타면 안될 것 같은데?” “토하고 구를지도 몰라”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놀이기구에 올랐다. 학생회 소속 학생과 업체 직원 등 6명이 입장과 퇴장을 안내했지만 취한 학생들의 이용을 막지 않았다. 기다리던 학생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기계 바로 옆까지 접근해도 제지하지 않았다.

이 놀이기구는 총학생회가 업체로부터 대여한 것이다. 1인당 요금은 3000원이고 운행시간은 10분 정도다. ‘DJ’가 기기를 상하좌우로 작동시켜 탑승객들을 튕겨내는 놀이기구로 일부 유원지에서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안전바 안전벨트가 없어 추락과 부상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날 하루 놀이기구를 탄 사람은 학생과 근처 주민 등 약 1300명에 이른다.

이런 이동식 놀이기구는 사고 가능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안전검사가 필수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이동식 고정식 관계없이 해당 놀이기구는 안전성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검사가 필요 없는 놀이기구라 하더라도 검사가 필요 없다는 확인을 받도록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또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에 따라 행사장에서 일시적으로 운영하더라도 유원시설업으로 등록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학교나 업체 측은 구청에 놀이기구 운영과 관련된 어떤 문의도 하지 않았다. 대여업체 측은 “기계 자체는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문제없다고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놀이기구 대여업자들은 단기간 사용에 안전검사까지 받으면 영업을 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행사 기간도 짧고 유동적이라 기계를 미리 설치하고 검사를 받을 수 없다는 것. 500만 원 정도의 검사비도 부담이다. 놀이기구 대여업체 A사 관계자는 “신고를 못 하는 걸 문제 삼으면 쓰질 말아야 한다. 위험부담은 (주최 측이나 이용객이) 다 가지고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전북대 성결대 등 다른 대학축제 때도 놀이기구 설치하며 동일하게 운영했다”고 밝혔다.

학생회 측은 “업체 측에서 보험에 들어놨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안전 검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설치 상태와 작동 상태 두 가지를 보려면 전문적인 안전 점검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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