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시-교육청 ‘밀월 관계’… 상생으로 이어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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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문화회관 공동건립 MOU 체결… 중복투자 막고 대규모 시설 함께 건설
시민들 “지역발전 위해 바람직” 호평… 공동 연수원 건립으로 이어질지 관심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이 전에 없이 돈독한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예산 절감을 위해 의기투합한 것이다. 새누리당 김기현 시장과 보수 성향의 김복만 교육감이 지난해 7월 취임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시민들도 “지역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사례는 울산 청소년문화회관 건립.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은 15일 시청 상황실에서 청소년문화회관 공동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김 시장과 김 교육감은 지난해 말 성격이 비슷한 시설의 중복 건립에 따른 예산 낭비를 줄이는 대신에 전체 예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더 나은 시설을 건립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후 두 기관은 5차례 실무회의를 거쳐 청소년문화회관을 공동으로 건립하기로 했다. 광역자치단체와 교육청이 중복 투자를 막고 대규모 시설을 함께 짓기로 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김 시장은 ‘청소년문화회관 건립’을, 김 교육감은 ‘학생교육문화회관 건립’을 각각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청소년문화회관은 울산시교육청이 제안한 중구 약사동 동중학교에 들어선다. 동중학교는 중구 혁신도시로 이주해 비어 있다. 건립비 458억 원 가운데 137억 원은 국비로, 나머지 321억 원은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한다. 2018년 완공이 목표며 내년에 국비를 확보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문화회관 운영은 울산시교육청이 맡기로 했다.

시민들은 이런 상생(相生) 정신이 시와 시교육청 간의 공동 연수원 건립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현재 동구 일산동의 교육연수원 이전을 추진 중이지만 적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울산시만 유일하게 공무원 연수원이 없어 다른 자치단체나 대학에 위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성격이 비슷한 연수원을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이 함께 지으면 시설비와 운영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교육연수원은 2008년 7월 울산시와 동구가 대왕암공원 조성계획을 수립하면서 공원 내에 있는 2만5699m²의 연수원을 이전하기로 시교육청과 합의했다. 시교육청은 동구 화정동 옛 울산공설화장장 터(3만 m²)로의 이전을 추진했지만 도시계획 변경이 어려워져 연수원 이전은 원점에 머물고 있다. 울산시의원들도 통합연수원 건립을 수차례 촉구했다. 시교육청도 공동연수원을 건립하면 교육연수원 이전은 급진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울산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13일 “울산 공무원들의 자긍심 고취와 정체성 확립을 위해 공무원 연수원 건립 필요성은 인정한다.

하지만 시교육청과 연수원을 공동 건립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연수의 성격과 운영비 부담 등을 세밀하게 더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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