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젊은이 문화공간’으로 진화하는 광주 대인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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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두 번 열리는 야시장 인기
젊은 예술가는 조각-그림 팔고 상인들은 튀김-어묵 팔아 일석이조
청년들 몰리며 시장에 활력 넘쳐

광주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인시장 야시장 별장은 이달부터 한 달에 두 번씩 나흘간 열린다. 이달 첫 번째 별장이 열린 14일 대인시장 곳곳에 인파가 넘쳐 났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인시장 야시장 별장은 이달부터 한 달에 두 번씩 나흘간 열린다. 이달 첫 번째 별장이 열린 14일 대인시장 곳곳에 인파가 넘쳐 났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동구 대인시장이 재래시장 장년 상인들과 예술가, 청년 상인들의 꿈이 공존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14일 오후 9시 대인시장 500m 구간에는 100개가 넘는 좌판이 깔렸다. 젊은이들은 자신이 만든 액세서리나 장식구 등을, 기존 시장 상인들은 튀김, 어묵 등을 팔았다. 꼬치구이 판매점 등 일부 좌판에서는 시민 20여 명이 긴 줄을 서는 등 ‘대인시장표’ 먹을거리도 생겨나고 있었다. 시장 길목 2곳에서는 재즈, 기타, 아카펠라 등 흥겨운 공연이 펼쳐졌다.

좌판 가운데에 있는 한 평 갤러리 주변에서는 예술가 20여 명이 조각, 그림 등을 팔았다. 한 평 갤러리는 한 평(3.3m²) 규모 미술관 6개에서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대인예술시장 아이콘이다. 한 평 갤러리에는 아무리 뛰어난 작가라도 미술관을 1개 이상 대여를 해준 적이 없는 독특한 운영 원칙이 있다.

야시장을 주최하는 별장 프로젝트팀은 한 평 갤러리 주변을 예술 작품을 파는 거리로 만들고 있다. 예술가들은 2007년 대인시장에 둥지를 틀어 재래시장을 활성화시켰다.

예술가들은 예술과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1년부터 야시장을 열었다. 예술가들도 30m 구간 자신들의 거리를 통해 야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야시장은 대인시장을 활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도약시키는 데 주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 야시장은 그동안 한 달에 한 번(이틀) 개최됐으나 이달부터 한 달에 두 번(나흘) 열린다. 야시장은 이달 27, 28일 이틀간 더 열릴 예정이다. 시장 상인 강모 씨(55·여)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야시장이 더 자주 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대인시장이 순수성을 상실하면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한다.

이에 별장 프로젝트팀은 대인시장의 경쟁력인 예술성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별장 프로젝트팀은 작업실이 있는 예술가 30여 명의 작품을 대인시장표 아트상품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현재 대인시장에 있는 예술가 공동작업 공간 ‘다다’, ‘미테우르고’ 이외에 10여 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간(레지던스)도 조성할 계획이다. 예술가들의 교류를 위해 대인살롱이라는 대화 프로그램과 시장에서 작품 및 걸개그림을 전시하는 세시봉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

대인시장이 활력 넘치는 곳으로 변모하자 청년들이 몰리고 있다. 젊은 수작업 공예가(셀러) 250명이 야시장에 참가 신청을 했고 이 중 100명이 선발돼 좌판을 연다.

또 청년 20여 명은 대인시장에 커피숍, 와인바, 떡집, 기념품 가게 등의 가게를 열었다. 대인시장이 청년들의 꿈을 이루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별장 프로젝트팀은 젊은이들이 각종 공예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 청년들이 만드는 공예품에 대인시장 상표를 입히는 것이나 청년보부상 상단을 조직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정삼조 별장 프로젝트팀 총감독(54)은 “대인시장은 예술이 살아 숨쉬는 공간이자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무대가 되고 있다”며 “낮에도 많은 젊은이들이 찾는 한국의 독특한 문화상품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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