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도시철도 2호선 구간 ‘푸른길 지키기’ 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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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심도 지하철 건설 강행땐 도심내 공원기능 크게 상실”
시민연대 11일 100인 선언

푸른길공원은 경남 밀양과 광주를 연결하던 폐철도 부지 8km를 도심 숲으로 조성한 공원이다. 푸른길지키기 시민연대 제공
푸른길공원은 경남 밀양과 광주를 연결하던 폐철도 부지 8km를 도심 숲으로 조성한 공원이다. 푸른길지키기 시민연대 제공
광주 도심 내 허파 역할을 하는 ‘푸른길공원’ 일부 구간을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부지로 사용하는 계획에 맞서 시민단체가 푸른길 지키기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푸른길지키기 시민연대’는 광주 도시철도 2호선 41.9km 구간 중 일부 구간이 푸른길을 훼손할 수 있다면서 푸른길 지키기 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푸른길은 경남 밀양과 광주를 연결하던 폐철도 부지 8km를 도심 숲으로 조성한 공원이다. 푸른길공원에는 2002년 이후 10여 년에 걸쳐 느티나무 등 수목 46종, 31만여 그루가 심어졌다.

시민과 기업 등도 기부를 통해 4억5000만 원 상당의 나무, 시설물을 설치하는 등 자발적으로 공원 조성에 참여했다.

광주시는 당초 지난해 1월 도시철도 2호선 전체 구간 중 조선대∼백운광장까지 2.8km 구간(정거장 5개소)을 푸른길공원 지하 10m 이내에 저심도 지하철로 건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기본설계 중간보고회에서 도시철도 2호선 조선대∼백운광장 구간 2.8km 중 1.5km(정거장 3개소)만 저심도로 하겠다고 계획을 수정했다.

시민연대는 해당 구간에 저심도 지하철이 건설되면 수령 30년 이상의 느티나무가 베어지고 콘크리트 위에 덮인 흙 위에서는 나무들이 크게 자랄 수 없어 공원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민연대는 당초 광주시가 도시철도 2호선 노선을 푸른길 지하가 아닌 인근 대남로 지하에 건설하는 계획을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시는 2025년부터 운행할 도시철도 2호선 전체 구간 41.9km 가운데 90%를 저심도 지하철로 건설할 방침이다. 나머지 10%는 북구 양산동∼첨단지구를 연결하는 구간 등으로 지상에 건설할 계획이다. 푸른길이 아닌 인근 도로를 통과하려면 깊이 15∼20m 이상인 고심도 지하철 노선이 설치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백운광장은 지하차도 건설이 계획 중이고 남광주 고가는 지하 구조물이 많아 저심도는 적절치 않다는 것. 해당 구간의 ‘푸른길공원’을 살리는 공사를 하면 400억 원에서 1000억 원이 더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푸른길공원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시민연대는 “광주시가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과정에서 푸른길을 훼손하지 않고 예산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면 충분히 찾을 수 있다”며 “도시철도 2호선과 푸른길공원이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도시철도 2호선 전체 공사비가 1조9053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백운지하차도 하부 공간 활용 238억 원, 남광주 고가 하부 공간 활용 146억 원 등 전체 예산의 2% 정도인 380억여 원을 투자하면 푸른길공원을 훼손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연대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과정에서 푸른길공원을 훼손하는 것은 시민들의 행정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12일 오전 11시 광주시청 앞에서 100인 선언 등을 시작으로 다양한 푸른길 지키기 시민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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