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김춘수 시인처럼… 꽃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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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야생화’ 책 펴낸 생태사진작가 오영상씨

“산과 들, 바닷가에서 만난 꽃들에게 이름을 찾아 불러주고 싶었습니다. 김춘수 시인이 꽃을 통해 삶의 의미를 부여했던 것처럼요.”

언론인 출신으로 전남 해남으로 귀농한 오영상 씨(54·사진)가 자신이 촬영한 전라도 지역의 야생화 662종을 모아 ‘전라도 야생화’를 펴냈다. 오 씨는 22년 전 지역 일간지 사진기자 시절부터 광주 전남북의 산과 들, 섬을 찾아다니며 기록한 목본류 135종과 초본류 527종을 704쪽의

책에 담았다. 책에는 총 1727컷의 컬러사진이 수록됐다. 종마다 군락, 잎, 열매 등을 클로즈업한 2, 3컷씩 실었다. 식물의 과명과 학명, 개화 시기를 친절하게 설명해 마치 식물도감을 보는 듯하다. 특히 식물을 소개하면서 기존의 일본식 한자어 대신 우리말로 풀어 써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엽병(葉柄·잎과 줄기를 연결하는 부분)’이라는 용어 대신 ‘잎자루’라고 쓰고 ‘열편(裂片·꽃봉오리가 활짝 필 때 갈라지는 잎의 모양)’을 ‘꽃차례’로 표기했다.

2005년부터 3년 8개월간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 홍보담당관으로 근무했던 오 씨는 지리산 덕유산 변산반도 내장산 월출산 등 남도의 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섬 곳곳을 찾아다니며 숨어 있는 야생화를 촬영했다. 오 씨는 “야생화 동호회에서 ‘지네발난’ 이야기를 듣고 섬을 찾아다닌 지 3년 만에 진도의 한 야산에서 촬영할 수 있었다”며 “야생화도 인연이 있어야 만날 수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오 씨는 50여 종의 야생화에 QR코드를 실어 스마트폰을 대면 20초 이내의 야생화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는 3일 오후 6시 광주 동구 KT호남고객센터 3층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책은 영민기획(062-232-7008)이나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구입할 수 있다.

그는 2002년 생태도감인 ‘무등산 야생화’를 펴낸 데 이어 2004년에 전라도 탐조여행기인 ‘새들아 놀자’를 출간하는 등 생태 사진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10년 해남군 황산면으로 귀농한 오 씨는 논과 밭을 일구며 귀농과 연계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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