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찾은 의료관광객 2년새 10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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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시급한 ‘탈법 성형수술’]
日정부 시스템 재정비해 한국 견제… 대만은 저가-언어 무기로 中공략

국내 의료관광 업계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성형외과의 불법 행위가 근절돼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하지만 불법 탈법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업계 전반을 재정비할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의료관광의 주요 고객인 중국, 중동 환자를 두고 아시아 국가들의 유치 경쟁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아베노믹스 이후 지난해 4월 ‘메디컬엑설런스저팬(MEJ)’을 출범시켜 해외환자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만은 언어적 문화적 장벽이 없는 중국 본토 환자 유치에 힘쓰고 있다.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일본과 대만의 투자가 늘면서 ‘아시아 의료관광 신(新)삼국지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00년대 후반까지 일본의 의료관광은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2009년 한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의료관광 산업 육성에 나서고 성과를 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은 한국이 정부 주도로 중국, 중동, 러시아 환자를 유치하는 과정을 벤치마킹하고 본격적으로 해외환자 유치와 의료 수출을 위한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그 결과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2010년 치료 및 검진 목적으로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2010년 1만7000명 정도였지만 2012년에는 15만400명으로 10배 가까이로 늘었다.

대만은 작은 시술로도 동안 효과를 내는 보톡스 필러 등 ‘프티 성형’을 앞세워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대만이 위협적인 것은 한국과 주력 분야가 비슷하기 때문. 의료기술도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게 국제적인 평가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하는 세계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대만의 의료환경 인프라는 세계 24위. 한국은 2009년부터 3년 동안 24∼26위에 머물렀다.

반면 수술비는 한국보다 싸다. 대만 의료국제화프로젝트센터에 따르면 대만 성형외과의 안면거상술 역시 한국은 최대 750만 원인 반면 대만은 최대 522만 원으로 한국보다 230만 원 정도 저렴하다. 언어도 강력한 경쟁 무기다. 대만은 대만어가 있지만 표준중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의료관광의 큰손인 중국인 환자들이 ‘같은 값이면 대만’을 선호하는 이유다.

배병준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외국인 환자의 양적 성장뿐 아니라 품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에 오기 이전부터 고국으로 돌아간 이후까지 관리하는 사전사후관리센터를 구축하는 등 중국인 미용성형 유치 시장의 건전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일본#의료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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