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포항시, 북방 물류기지 허브 첫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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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産 유연탄 北통해 반입성과… 남북한-中-러 잇는 경제협력 기대감
5만 t급 부두건립사업도 순항… “항만연결철도 개통도 앞당길 것”

개항 5년을 맞은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북방 물류 사업이 시작되면서 환동해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항시 제공
개항 5년을 맞은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북방 물류 사업이 시작되면서 환동해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항시 제공
1일 포항신항 내 포스코 원료부두에서 중국 화물선 신훙바오스(3만2911t급)가 러시아산 유연탄 하역 작업을 시작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포항시는 이강덕 시장과 이칠구 시의회 의장, 최병곤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공평식 포항지방해양항만청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해 환영식을 열었다. 세계적 해양도시를 꿈꾸는 포항이 이 사업에 거는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부두에 설치된 대형 하역기계로 유연탄을 나르는 모습을 한동안 지켜봤다. 그는 “포항이 북방 물류 전진기지로 발전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포항과 북한 중국 러시아를 잇는 경제협력 체제를 통해 새로운 동해안 시대를 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북 포항이 환동해 거점 항구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남북한과 러시아 간 물류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첫 성과에 이어 후속 사업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물류 수송뿐 아니라 관광 코스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역 작업은 2일 마무리됐다. 유연탄 4만여 t은 포항제철소 고로에 들어가는 원료로 사용된다. 러시아산 유연탄이 북한을 통해 반입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포항에서 실린 화물이 러시아, 유럽까지 가는 해양 철도 수송 길이 열리면 영일만항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나진항 구간은 다른 항로보다 10∼15%의 물류비용을 아낄 수 있어 장기적 측면에서 매력적인 항로로 꼽힌다.

포항시는 영일만항(국제컨테이너항구) 개발 속도를 높이고 철도 등 물류 기반 확충에 나선다. 영일만항은 2009년 8월 개항 초기 물동량이 5300여 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1개)였지만 철강 제품과 자동차 수출이 증가해 올해 15만 TEU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항로는 중국 일본 러시아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5개국 17개 항구에 개설돼 주 1, 2회 입출항하고 있다.

포항시는 내년에 5만 t급 국제여객부두 건립사업을 추진한다. 일본을 오가는 크루즈선 항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하반기까지 항만 활성화에 기여할 배후단지(자유무역지역)를 부분 완공할 계획이다. 48억여 원을 들여 3만8000여 m²에 농수산물 물류처리 시간을 줄이는 냉동 창고를 짓고 진입 도로를 개설한다.

KTX와 포항∼울산 고속도로도 내년 상반기 개통해 항만 접근성이 향상된다. 2020년까지 2조8000여억 원을 들여 방파제(6.7km) 등 외곽시설과 부두시설 16개 선석(배 1척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 단위)을 확충할 계획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2018년 예정된 항만 연결 철도(9.2km) 개통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라며 “이번 북방 물류 수송을 계기로 정기 항로 확대와 물류 및 제조기업 유치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영일만항#북한#러시아#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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