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꿈을 만나다]떡볶이 군침 돌게 꾸미는 방법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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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이 만난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은아 씨

김은아 푸드스타일리스트(가운데)를 만난 경기 부천 석천초 5학년 강혜수 양(왼쪽)과 서울대치초 4학년 유철승 군.
김은아 푸드스타일리스트(가운데)를 만난 경기 부천 석천초 5학년 강혜수 양(왼쪽)과 서울대치초 4학년 유철승 군.
TV 프로그램이나 신문 광고에 나오는 음식. 자장면이나 된장찌개처럼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이 나오더라도 유독 더 맛있게 보인다. 구운 고기의 겉은 반지르르하고 라면의 면발은 탱글탱글하다. 비결이 뭘까? 바로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손을 거쳤기 때문이다. 푸드스타일리스트는 방송, 광고 등 매체에 등장할 음식을 만들고 그 음식이 맛깔스럽게 보이도록 꾸미는 일을 하는 전문가다.

경기 부천 석천초 5학년 강혜수 양과 서울 대치초 4학년 유철승 군이 최근 서울 마포구에서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은아 씨를 만났다. 김 씨는 현재 자신이 차린 푸드스타일 전문 스튜디오 ‘차리다’의 실장으로 활동한다.

계란 흰자로 만든 아이스크림


김 씨는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의 인기코너 ‘야간매점’에 나오는 음식을 꾸미는 일을 진행하느라 바쁘다. 야간매점은 연예인 출연자들이 자신이 직접 만들어 먹는 밤참을 선보이고 맛을 평가받는 코너.

유 군이 “야간매점에 나온 메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김 씨는 개그맨 장동민의 ‘수프밥’을 꼽았다. 김 씨는 “수프밥은 흰밥에 라면수프를 뿌려 먹는 음식이다. 이걸 더 맛있게 꾸미려고 흰밥에 달걀노른자, 참치 등을 얹었다. 이렇게 바뀐 수프밥이 야간매점 1호 메뉴로 뽑혔다”라고 말했다.

때로는 촬영을 할 때 음식이 더욱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가짜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달걀흰자와 설탕, 식초를 섞어 녹지 않고 부드러워 보이는 가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글리세린으로 유리컵에 맺힌 물방울을 만든다.

붉은색 떡볶이는 검은색 그릇에


평소 떡볶이를 좋아하는 강 양이 “떡볶이는 어떻게 멋을 내야 더 맛있어 보일까요”라고 물었다. 김 씨는 “붉은색 음식은 검은색 그릇에 담았을 때 가장 맛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검은색이 붉은색 음식을 눈에 확 띄게 하기 때문.

대화를 듣고 있던 유 군이 “전 불고기를 잘 먹어요”라고 말했다. 김 씨는 웃으며 “고기는 지글지글 구워질 때 먹음직스럽다”며 “뜨거운 뚝배기나 철판에 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많은 어린이가 먹기 싫어하는 채소를 먹음직스럽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김 씨는 “자신이 먹기 싫은 건 아무리 멋지게 꾸며져도 먹기 힘들다”면서 “음식을 멋지게 꾸미기보다는 싫어하는 채소를 이용해 직접 요리를 해보면 그 음식에 애정이 생겨 맛있게 먹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먹는 사람 마음 헤아려요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 김 씨는 “요리만 좋아해선 안 된다”면서 “음식과 관련된 영화나 책을 많이 보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음식을 맛있게 먹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어떤 이는 달콤한 초콜릿을 먹으면서 위안을 얻는다. 어떤 사람은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이처럼 ‘음식은 먹는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 ‘어떤 상황을 연출해야 음식이 더 맛있어 보일지’를 알고 있어야 더욱 먹음직스럽게 꾸밀 수 있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과, 호텔조리학과 등 관련 학과에서 공부한 뒤, 식품회사에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취직하거나 김 씨처럼 직접 개인 작업실을 차린다. 아직 국내에는 푸드스타일리스트와 연관된 국가공인자격시험은 없다. 대신 한식, 양식 조리자격증을 따거나 꽃 장식을 다루는 플로리스트, 색을 다루는 컬러리스트 자격을 갖추면 좋다.

글·사진 공혜림 기자 hlgong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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