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수능 최상위권 ‘반수생 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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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응시자 4년만에 3904명 증가… 쉬운 영어-의·치대 정원 확대에 ‘재도전’
64만명 지원… 재학생 1만4000명 줄어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9대 1… 상위권 대학 경쟁률 2013년보다 상승

11월에 치러질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 결과 재학생 응시인원은 줄어든 반면 재수생 등 졸업생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쉬운 수능’을 예고한 가운데 입시전문가들은 의대, 치대 등 상위권 학과를 중심으로 재수생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2일 마감된 수능 원서접수 결과 지난해보다 1만128명이 줄어든 64만619명이 지원했다고 14일 밝혔다. 지원자 중 고교 재학생은 49만5027명(77.3%), 졸업생은 13만1538명(20.5%), 나머지는 검정고시 합격자 등이다.

눈에 띄는 점은 졸업생 응시자의 증가. 2010년 수능부터 졸업생은 매년 꾸준히 줄었으나 4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지난해 졸업생 응시인원은 12만7634명이었지만 올해는 3904명이 더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수능을 치른 졸업생 중 영어에서 고득점에 실패했던 상위권 학생들이 올해 수능에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지난해 수능 영어에서 처음으로 A, B형 체제가 도입돼 혼란이 있었다”며 “인문계의 경우 A, B형 체제로 낮은 성적을 받은 외국어고, 국제고 졸업생이나 일반고 상위권 학생들이 올해 재수에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영어는 A, B형 체제가 사라지고 하나로 통합됐다.

의·치·한의예과 모집정원이 전국적으로 900여 명 늘어난 것도 졸업생 증가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의대, 치의대 입학에 실패한 최상위권 졸업생들이 올해 정원 확대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 자연대나 공대에 합격한 학생 중 상당수가 의대 진학을 위해 다시 수능을 보는 ‘반수’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과목별로는 수학 응시생이 지난해보다 3000여 명 준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혔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인문계 학생들이 어려운 수학을 포기하고 대신 국어, 영어 등 다른 과목에 집중해 수시 합격을 위한 최저등급을 얻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시모집 대학 중 상당수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할 때 과목을 지정하지 않고 과목 수와 등급만을 지정했기 때문이다.

수시모집도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경쟁률이 올랐다. 서울대는 수시접수 마감일인 14일까지 1838명을 모집하는 일반전형에 1만6667명(경쟁률 9.0 대 1)이 몰렸다. 779명을 뽑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최종 3.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경쟁률이 높은 학과는 미술대학 디자인학부 공예전공(일반전형)으로 52.7 대 1을 기록했다. 일반전형 중 경영대는 5.8 대 1을, 의예과는 11.0 대 1을 기록했다.

12일 수시접수를 마감한 연세대, 포항공대, KAIST 등 상위권 대학들도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올랐다. 연세대는 수시에서 총 17.4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의예과(일반전형)는 67.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5일 접수를 마감하는 고려대는 14일까지 12.4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의예과(일반전형)는 58 대 1을 기록했다. 역시 15일 접수를 마감하는 한양대는 14일 의예과(학생부종합 고른기회 전형) 경쟁률이 50.0 대 1까지 치솟았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수능#반수생#재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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