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단독]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 대신 작은 공연장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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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14년말까지 개발계획 마련
한강르네상스 백지화후 텃밭 활용… 누구나 즐기고 큰돈 안드는 시설 가닥
시민사회-학계 참여 노들섬 포럼… “생태-역사적 의미 살린 개발” 주문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무산된 뒤 텃밭으로 활용되던 ‘노들섬’(서울 용산구 이촌동)이 본격적으로 개발된다.

서울시가 22일 노들섬 활용안을 마련해 사업성을 검토하는 ‘노들섬 활용방안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에도 노들섬을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개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문화예술 랜드마크 들어설 것”

2011년 10월 취임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5100억 원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건립은 백지화됐다. 대규모 사업을 추진할 예산을 감당하기 어렵고, 사회적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게 이유였다. 서울시는 노들섬을 텃밭으로 활용하는 한편 지난해 8월부터 학계와 시민사회계가 참여하는 노들섬 포럼을 구성해 운영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성창 서울시 공공개발센터장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향은 같지만 오페라하우스와 달리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 문화예술 시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도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은 음악회를 열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는 의견을 실무부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연극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오를 수 있는 소규모 공연장이 세워질 가능성이 높다.

○ 대규모 원샷 개발 대신 소규모 순차 개발

노들섬 포럼 역시 △동시에 진출입이 몰리는 시설 지양 △대중교통으로 접근 가능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되 대규모 시설은 지양하는 등의 8대 원칙을 제시했다. 온영태 노들섬 포럼 위원장(경희대 건축대학원 교수)은 “대규모 원샷 개발 대신 소규모 순차 개발, 특정 계층이 아닌 전 계층이 향유 가능한 시설, 차와 배, 도보까지 다양한 접근로 확보 등의 원칙이 세워졌다”며 “이번 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오겠지만 기본적인 방향은 정해졌다”고 말했다.

노들섬의 생태적 역사적 의미도 되살린다. 노들섬은 용산구와 동작구 사이 한강대교 아래 위치한 11만9924m² 크기의 모래섬이다. 원래 이름은 중지도(中之島)였다가 1995년 노들섬이라는 한글 이름을 얻었다. 1968년 한강 개발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한강 백사장과 연결된 해수욕장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강변북로를 건설하는 데 한강 백사장 모래를 사용하면서 노들섬은 고립된 섬이 됐다. 온 위원장은 “그동안 역사적으로 단절되고, 생태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개발과는 다른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노들섬 용역에는 사업 부지에 적합한 시설을 선정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한 뒤 사업 추진 방안을 제시하는 것까지 포함됐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운 후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오페라하우스#노들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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