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럽게 세상 등진 가난한 이웃이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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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

《 서울 송파구 반지하 셋방(일정한 돈을 내고 빌려 쓰는 방)에서 세 모녀가 마지막 월세와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쪽지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마포구 단독주택 1층 셋방에선 60대 노인이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쪽지를 남긴 채 숨져 있었다. 최근 일주일 사이 곳곳에서 생활고와 장애, 질병에 고통받다 삶을 포기한 안타까운 사건이 이어졌다. 1인당 국민소득 2만4000달러, 연간 복지예산 100조 원인 나라에서 아무런 국가 지원도 못 받고 극단적 선택을 한 국민이 있다는 것은 사회복지 시스템이 헛돌았다는 뜻이다.

세 모녀 가정은 30대의 큰딸이 병으로 움직이지 못했고 작은딸은 언니를 간호하느라 꼼짝 못해 61세 어머니가 식당에서 버는 돈으로 근근이 살았다. 하나에 600원인 라면 개수까지 꼼꼼히 적은 가계부는 이들의 서러운 삶을 보여준다. 1월 말 어머니가 팔을 다쳐 일을 못하게 되면서 세 모녀는 곧바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지금 시행 중인 복지제도로만 보면 이들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가 될 수 없다. 그래도 갑자기 일할 능력을 잃거나 재난을 당한 사람을 위한 ‘긴급지원 제도’를 알았더라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

박근혜 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에서 “있는 복지제도도 국민이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없는 제도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지난해 5월 국무조정실은 국무회의에서 “올해 맞춤형 복지전달체계 등 3개 난제(풀기 어려운 문제) 해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문서로 진행하는 행정을 떠나 수시로 현장을 방문해 현실에 맞게 바꿀 것을 지시했다.

보건복지부는 3월 한 달간 복지 ㉠( )를 한꺼번에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정말 중요한 것은 모든 이에게 퍼주는 복지가 아님을 일련의 비극이 말해준다. 사회복지 시스템은 꼭 필요한 시기에,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이 전달되도록 정교하게 설계해 막힘없이 돌아가야 한다. 동아일보 3월 5일자 사설 재정리 》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다음 설명이 가리키는 단어를 사설 속에서 찾아 써봅시다.


국민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고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어느 정도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가 돕는 정책.

2. 다음 문장의 빈 칸과 ㉠( )에 공통적으로 들어갈 단어는 무엇일까요?

―운전을 할 때는 거울에 비치지 않는 ( )에 늘 신경을 써야 한다.

3. 다음 보기 중 복지 혜택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① 일하다가 다쳐 병원에 입원한 사람

② 신체적 장애 때문에 취업이 어려운 사람

③ 무단횡단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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