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준비로 시간없는 청소년 위해 ‘영화 신문’ 만들어 시선 사로잡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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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IE 공모전 아이디어 부문 우수상 장두원-이승재씨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NIE 공모전 우수작. 신문과 영화를 모두 보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식으로 순서를 만들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NIE 공모전 우수작. 신문과 영화를 모두 보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식으로 순서를 만들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장두원 씨는 연세대에 입학하고 나서 학보사에 들어갔다. 교내 언론의 사정은 별로 좋지 않았다. 학보 구독료를 등록금에 포함시켜 모든 재학생이 의무적으로 내던 방식을 바꿔 등록금과 분리해 원하는 학생만 부담하게 만들자 전체 학생의 17.9%만 신청했다. 예산이 줄면서 신문을 만들기가 힘들었다.

그는 종이신문의 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나서 읽기문화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만든 읽기봉사단 1기에 지원했다. 소외계층 청소년에게 읽기와 관련해서 도움을 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중앙대 정치국제학과를 다니는 이승재 씨를 만났다.

두 학생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작년에 주관한 신문논술대회 공모전에서 각각 동상과 장려상을 받았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한국신문협회와 언론진흥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신문사랑 전국 NIE 공모전 교안·아이디어 부문에 지원했다.

중고교생은 어른이 기대하는 만큼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장 씨 등은 청소년이 신문과 책에 스스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좋은 대학에 가려고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집중하는 청소년이 시간을 따로 내서 무언가를 읽는 일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다.

이들은 영화를 활용하기로 했다. 신문과 영화를 연계해 청소년이 읽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예를 들어 학생과 함께 서점에 가서 영화전문 주간지를 함께 구입한 뒤 개봉 영화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인터넷으로 예고편을 시청한 뒤 영화가 어떤 내용일지 글을 썼다. 영화를 보고 나면 주제를 정하고 함께 토론했다. 마지막 단계로 영화 감상문을 작성하고 자신만의 영화 신문을 만들었다. 영화 포스터와 장면 사진을 활용해 인상 깊은 장면과 줄거리를 스크랩하는 식이다.

이들은 영화감독의 다른 영화까지 살펴보는 ‘한 핏줄 작품 찾아보기’ 활동을 함께 했다. 영화를 재미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 속에 담긴 감독의 메시지를 읽어내 학생의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단계다. 또 고리타분한 독서기록 활동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를 유도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책 광고문 만들기, 인물의 뇌구조도 분석, 독서 감상화 등 다양한 양식의 자료물을 학생에게 나눠주고 이 중에서 원하는 활동을 고르게 했다. 독서에 거부감을 가지는 학생의 독서활동 포트폴리오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장 씨와 이 씨는 제안서에서 “남들과 똑같은 독후감 쓰기식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학업에 관계없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가면서 새로운 일을 모색하면 학생의 정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학생은 이 아이디어로 NIE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장두원#이승재#신문논술대회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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