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적조-해파리 급증에 서남해 긴장감 고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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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적조 발생 가능성 배제 못해… 독성해파리 늘어 엎친 데 덮친 격
태풍-집중호우도 늘어 주의 요망

올여름 전남 서남해가 심상치 않다. ‘바다의 붉은 재앙’으로 불리는 적조가 예년에 비해 50여 일 앞당겨 출현한 데다 독성 해파리 수가 지난해보다 무려 400배나 늘어났다. 기후온난화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과 이상 기온으로 올해 광주전남지역을 통과하는 태풍도 위력이 한층 세질 것으로 보인다.

○ 때 이른 적조 출현

전남 고흥에 이어 여수 해역까지 적조가 확산돼 수산당국과 양식 어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여수 해역에서는 처음으로 10일 화정면 월호 해역과 월호 해역∼남면 송고 해역 등 두세 곳에서 길이 500m, 폭 20∼30m 규모의 적조 띠가 발견됐다.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늄군이 월호 해역은 mL당 150∼250개체, 월호∼송고 해역은 20∼30개체가 각각 검출됐다. 국립과학수산원은 코클로디늄이 300개체 이상, 범위가 반경 2∼5km에 달하면 주의보를 발령한다.

전남지역에선 지난달 26일 고흥군 내나로도 동부해역에서 올 들어 첫 적조가 발견됐다. 통상 8∼10월 발생하는 적조가 50여 일 앞당겨 관측된 것이다. 아직은 코클로디늄의 밀도가 낮고 발생 범위도 넓지 않아 피해는 없지만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대규모 적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남도는 수온이 오르고 조류 소통이 활발해지면 개체 밀도가 높아지고 범위도 커질 수 있어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8월 5일부터 10월 18일까지 38일간 적조가 지속돼 여수 고흥 등 35어가에서 돌돔 전복 등 300여만 마리가 폐사해 24억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 독성 강한 해파리 비상

남쪽 바다에서 독성 해파리 수가 크게 늘어나 피서철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2일 전남 신안군 대흑산도 인근 바다에서 가로 세로 100m당 노무라입깃해파리 수가 지난해보다 400배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남도가 서남해에 거주하는 어업인을 상대로 모니터링을 한 결과 진도 해역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가, 고흥에서는 보름달 물해파리가 발견됐다. 전남도는 최근 해파리 치어(새끼)를 잡아먹는 고등어 쥐치 수가 급감하면서 해파리가 폭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산과학원은 서남해안 일대에 해파리가 얼마나 퍼졌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17일 정밀 항공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노무라입깃해파리 떼는 바다 생물을 마구 먹어치워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이고 피서객을 쏘아 인명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지난해 8월 10일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8세 여자 어린이가 이 해파리에 쏘여 숨졌다. 매년 중국 상하이 인근 해역에서 발생해 해류를 타고 여름에 한반도 인근 해안에 도달하는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북상하는 과정에서 갓 지름 최대 2m, 무게 150kg까지 자라고 독성이 강해진다.

○ 커지고 세진 태풍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 강한 태풍이 올 가능성이 커진다. 태풍이 따뜻한 해상에 오랫동안 머물면 바다로부터 에너지 공급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최근 기후 변화 영향으로 위력이 세진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100여 년간(1900∼2000년) 국내 평균 대기온도는 1.5도 상승해 그만큼 수증기 유입량이 늘어났다. 연안 표층 수온도 남해는 최근 30년간 1.04도, 서해는 0.97도 올랐다. 해수면도 높아져 온도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이 1969년부터 우리나라 해수면 높이를 분석한 결과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안(3.17mm), 동해안(2.12mm), 서해안(1.36mm) 등 전체 해역의 해수면이 연평균 2.48mm 상승했다.

태풍은 강한 바람과 함께 집중호우를 동반한다. 집중호우도 증가 추세다. 지난 30년간 국내에 내린 비의 양을 조사한 결과 2011년의 경우 1980년대에 비해 일 강수량 10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43일에서 102일로 2.37배 증가했고, 시간당 50mm 이상 집중호우도 10일에서 23일로 2.3배나 늘었다. 지난해 전남 등을 강타한 볼라벤과 덴빈으로 입은 피해는 43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서남해#태풍#적조#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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