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공문서 외래어, 우리말로 바꾸는 것도 좋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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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600단어 정리한 용례집 발간
스마트폰→똑똑전화, 메신저→쪽지창
“한글사랑 좋지만 혼란 부추길 수도”

‘똑똑전화’ ‘본 따르기’ ‘누리 소통망’….

울산시가 15일 각 실과와 구군에 배포한 ‘공공언어 개선 용례집’에 나온 단어 가운데 일부다.

시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실과별로 자료를 수집해 국립국어원의 감수와 편집을 거쳐 용례집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시가 용례집에 소개한 단어는 600개. ‘우리말 바로 쓰기’와 ‘공문서에서 주로 쓰는 낱말 다듬기’ 등 2개 분야로 나뉘어 있다. 어렵고 자주 틀리는 말이나 외래어를 쉬운 우리말로 고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부 단어는 오히려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돼 있고 신문, 방송 등에도 사용하는 외래어를 ‘쉬운 우리말’이라며 바꾼 사례도 많다는 것.

용례집에서 ‘멀티탭(multi-tap)’은 ‘모둠꽂이’로, ‘메신저(messenger)’는 ‘쪽지창’으로, ‘마일리지(mileage)’는 ‘이용실적점수’로 각각 다듬어서 공문서에 표기하도록 했다. 또 ‘블로그(blog)’를 ‘누리사랑방’으로, ‘메세나’는 ‘문예후원’으로, ‘머천다이징’은 ‘상품화’로, ‘로고송’은 ‘상징노래’로, ‘로드킬’은 ‘동물 찻길 사고, 동물 교통사고’로, ‘로열티’는 ‘(상품) 사용료’로 각각 바꿨다.

또 ‘스마트폰’을 ‘똑똑(손)전화’로, ‘벤치마킹’은 ‘본 따르기’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누리 소통망’으로 바꾸는 것은 어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는 “울산 출신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1894∼1970)의 한글사랑 정신을 확산시키기 위해 용례집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한 시민은 “흔히 쓰는 외래어까지 억지로 바꾸면 시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시#공공언어 개선 용례집#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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