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여기 폐기물처리장 맞나요? 친환경공원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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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상리동 음식물처리시설 지하화… 지상엔 체력단련장-산책로 만들어
악취 없고 바이오가스 부수입 올려

대구 서구 상리동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쓰레기를 퇴비로 만드는 시설은 모두 지하 4층(지하 20m)에 설치하고 지상에는 생태공원과 산책로 등으로 조성했다. 대구시 제공
대구 서구 상리동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쓰레기를 퇴비로 만드는 시설은 모두 지하 4층(지하 20m)에 설치하고 지상에는 생태공원과 산책로 등으로 조성했다. 대구시 제공
대구 서구 상리동 달서천 위생처리장에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1975년 건립돼 낡고 오래된 데다 쏟아져 나오는 오물과 분뇨(하루 1000kL)를 처리하는 곳이라 악취가 심했다. 대구시가 2009년 이 시설을 보완해 음식물쓰레기 및 폐기물 처리시설을 짓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주민들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인근 금호강 환경을 훼손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대구시는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었다. 올해부터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행위를 모두 금지하는 런던협약에 따라 이곳의 시설 확충이 꼭 필요했기 때문.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 악취 차단 장치를 마련하고 모든 시설을 땅 밑에 설치하는 방안이었다.

대구시는 10일 이곳에서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준공식을 열었다. 3년여 공사와 시험가동을 마치고 시민들에게 시설을 공개했다. 689억 원을 들여 연면적 1만9670m²(5900여 평)에 설치한 이 시설은 하루 300t의 쓰레기 처리 능력을 갖췄다. 대구에서 나오는 하루 음식물쓰레기는 600∼700t . 북구 서변동 신천하수처리장(150t) 용량을 합치면 지금부터 68%의 음식물쓰레기를 대구시가 자체 처리하게 된다.

쓰레기 처리시설은 모두 지하 4층(지하 20m)에 있어 쾌적하다. 지하 시설은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수분을 뺀 뒤 하루 이상 썩혀 퇴비로 만든다. 악취를 차단해 냄새도 별로 없다. 여기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는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된다. 하루 10t 덤프트럭 3300대 분량이 나온다. 이 중 10%는 각종 시설 보일러 가동과 악취 제거 장비에 쓰고 나머지는 압축천연가스(CNG) 차량의 연료로 가공해 사용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하루에 시내버스 150∼180대의 연료로 공급해 연간 12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퇴비 처리는 영농조합법인에 맡겨 비용을 절약할 계획이다. 기존 위생처리장에 있었던 분뇨처리시설도 모두 땅속에 설치됐다. 지상은 친환경 공간으로 꾸몄다. 생태공원과 산책로, 체력단련장, 배드민턴 경기장, 조경시설이 조성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쓰레기 처리 과정과 시설을 보여주는 영상홍보실을 상시 개방하는 한편 이달 중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에는 폐자원을 재활용한 친환경 시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990년대 초까지 대구지역 생활쓰레기 410만 t을 묻었던 땅 위에 조성한 대구수목원(달서구 대곡동)은 연간 170만 명이 찾는 친환경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환경부의 생태복원 전국 우수사례로 뽑혀 올해 환경의 날(6월 5일) 기념식도 열었다.

몇 년 전까지 비닐하우스와 텃밭이 가득했던 북구 서변동 하중도(하천 가운데 있는 섬)는 생태공원으로 변신했다. 인근 북대구 나들목에는 태양열 발전시스템이 전기를 생산 중이다. 2만300m²(6100여 평)의 터에 50m 높이의 탑과 태양열 반사판 450개, 발전 터빈을 갖췄다.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 대구환경자원사업소는 쓰레기매립장을 친환경적으로 조성한 곳. 하루 8000t의 생활쓰레기를 매립해 처리하는 곳이지만 주변은 아름다운 수목공간으로 꾸며져 인상적이다. 이곳의 자원개발시설에서는 땅속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신재생에너지로 바꿔 탄소배출권을 판매하고 있다. 김부섭 대구시 환경녹지국장은 “친환경은 도시경쟁력과 이미지를 향상시킨다. 녹색환경 정책을 꾸준히 개발하고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위생처리장#악취#음식물처리시설 지하화#바이오가스 부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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