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낀 역삼1동 출근때 8만3800여명 북적… 가장 붐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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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분석]서울시 대중교통 이용객 어디서 어디로 움직이나
<상> 출근시간 승하차 지점 비교

21일 오전 8시 40분경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로 출근하려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강남역이 있는 강남구 역삼1동은 서울에서 오전 6∼9시 출근시간대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차하는 곳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1일 오전 8시 40분경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로 출근하려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강남역이 있는 강남구 역삼1동은 서울에서 오전 6∼9시 출근시간대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차하는 곳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1일 오전 8시 40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1동에 있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를 통해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출근하는 젊은 직장인부터 강남역 주변 어학원에 다니는 대학생까지 다양했다. 강남역을 비롯한 이 일대는 서울에서 오전 6∼9시 출근시간대에 가장 많은 사람이 내리는 곳이다. 이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서 온 걸까.

○ 강남은 관악구에서, 도심은 동북·서북권에서

동아일보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역삼1동을 비롯한 강남권은 관악구나 잠실 분당 일대에서 출근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근시간대에만 6만7316명이 이곳에서 내렸다. 역삼1동은 2010년 기준 사업체 수 9946곳, 종사자 13만7396명으로 동별로 봤을 때 서울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일하는 곳이다. 역삼1동에서 내리는 사람들의 출발지 가운데 1위는 관악구 청룡동이다. 출근시간대 2233명이 청룡동에서 역삼1동으로 왔다. 이어 관악구 신림동, 행운동도 역삼1동 출근자들이 많았다.

두 번째로 출근시간대에 내리는 사람이 많은 지역은 광화문을 포함한 종로1·2·3·4가동이다. 이 지역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출발지는 은평구 불광2동(759명)이 가장 많았고 이어 노원구 월계3동이었다.

출근시간대에 내리는 사람이 세 번째로 많은 동네인 영등포구 여의동은 주변의 강서·동작구에서 출발한 사람이 많았다. 강서구 화곡3동이 132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등촌3동과 화곡8동, 염창동, 동작구 노량진1동과 대방동에서도 많은 사람이 여의도로 출근했다.

4위는 가산디지털단지와 패션 아웃렛이 밀집한 금천구 가산동이다. 가산동은 출근 목적지 10위권에 도심과 강남, 여의도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포함된 동네다. 구로·가산 디지털단지에는 1만1500곳의 업체에 15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경기 광명시와 접해 있는 가산동은 광명시 광명3동과 철산3동, 안양시 안양1동, 수원시 매산동 등 수도권에서 온 출근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 강남권 베드타운은 ‘2호선 라인’

서울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을 찾아보기 위해 출근시간대 승차 인원이 많은 곳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 2호선 라인에 몰려 있었다. 출근 인원 1∼10위의 지역 중 2호선 라인에 속한 곳이 구로구 구로4동(대림역), 광진구 구의3동(강변역), 구로구 신도림동(신도림역) 등 8곳이나 됐다.

출근시간대 승차자가 가장 많은 동네는 경기권에서 버스를 타고 온 출근자들이 가장 많이 환승하는 사당1동이었다. 다음으로 출근자 수가 많은 동 2위인 관악구 청룡동은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과 봉천역을 끼고 있는 전형적인 ‘2호선 라인’ 베드타운이다. 2008년 봉천4동과 봉천8동이 합쳐져 생긴 동이다. 강남권과 2호선으로 연결돼 있으면서도 집값이 인근의 동작구나 출근지가 속해 있는 강남·서초구보다 저렴한 편이다. 청룡동 출근자들은 대부분 강남·서초구(역삼1·2동, 청담동, 방배3동)로 출근했다.

신림역(2호선)과 낙성대역(2호선)을 끼고 있는 관악구 신림동과 행운동도 각각 출근 인원이 많은 동 4위와 10위였다. 신림동과 행운동 역시 대부분 강남권으로 출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호선 라인에 있는 관악구의 동들이 강남권의 ‘베드타운’이 된 것에 대해 관악구 관계자들은 “담배는 강남구에서 사고 꽁초는 관악구에다 버린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구의 세원이 되는 경제활동은 대부분 강남구 등 타 구에서 이뤄지는 현실을 표현한 것이다.

○ 1인가구·신혼부부 밀집지가 베드타운 형성


출근시간대 승차자가 많은 동네의 또 다른 특징은 교통이 편리하면서도 원룸·오피스텔이나 신혼부부용 중소형 주택이 많다는 점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미혼인 직장인이나 신혼부부들은 근무지까지의 교통을 고려해 집을 구했다가 자녀가 자라면서 교육환경 등 다른 조건을 충족시켜 줄 만한 지역으로 분산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20일 돌아본 청룡동 주택가에선 새로 짓고 있거나 이미 완공해 분양광고 현수막을 걸어놓은 오피스텔·원룸 고시원 건물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출근시간대 네 번째로 많은 사람이 승차하는 신림동은 서울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5월 기준으로 전체 1만3358명 중 1만18명(75%)이 1인 가구다. 2인 가구(1348명)까지 포함하면 87.79%나 된다. 서울 평균인 36%의 2배가 넘는다. 신림동에 살며 강남권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강현 씨(31)는 “출퇴근이 편리하면서도 원룸이나 오피스텔이 많아 저렴하게 집을 구할 수 있어 3년 전부터 여기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6위인 은평구 불광2동은 다세대주택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구 관계자는 “은평뉴타운이 개발되면서 그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불광2동으로 많이 옮겨 왔다”며 “지하철 3·6호선 환승역이어서 신혼부부나 직장인들이 많이 산다”고 말했다. 불광2동에서 출근하는 사람들은 종로1·2·3·4가동 등 도심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8위인 노원구 월계3동은 중계동이나 상계동 등 같은 구 내 다른 곳보다 비교적 저렴하다. 월계3동 부동산 관계자는 “동네 전체가 20∼30평대 아파트로만 구성돼 있고 교통이 좋아 시내로 출근하는 직장인이나 신혼부부가 많다”고 설명했다. 월계3동 출근자들은 도심권에 출근지가 집중됐다. 종로1·2·3·4가동으로 출근하는 이들이 가장 많았고, 종로5·6가동, 중구 소공동 회현동과 동대문구 제기동 등으로 출근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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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출근#대중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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