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여름철 ‘악취와의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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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수완지구-하남산단 자율협약
전남 축산시설 현대화-녹색축산
민원개선 성과 장마철 시험대에 올라

올여름은 장마가 일찍 온 데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장마와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악취와 소음 등 여름철 민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여름철 도심은 ‘공장’, 농촌은 ‘축산시설’이 악취 민원의 주요 원인이다.

○ 시험대 오른 악취 개선 자율협약

광주에서 올해 처음 실시된 악취 개선 자율협약이 여름철을 맞아 시험대에 올랐다.

광산구 수완지구와 하남산업단지는 바로 인접해 있다. 수완지구와 하남산단이 가장 근접한 지역은 200m 안팎으로 가깝다. 주민 6만8000명이 사는 신도심인 수완지구와 공장 960개가 밀집한 하남산단이 가까워 여름철만 되면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수완지구 주민들은 올 초 “악취 배출 허용기준을 강화하는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광주시는 “악취 조례를 제정하더라도 기업이 이를 어길 경우 해결 방안이 없다. 기업이 악취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광주시 입장이 반영돼 지역 기업과 악취 개선에 관해 자발적 협약을 맺고 시설개선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다. 수완지구 아파트 26개 단지 입주자대표들은 매주 하루씩 밤에 악취 합동단속에 참여하고 있다.

입주자대표들은 악취 합동단속을 하면서 악취를 유발하는 기업이나 소규모 영세업체의 상황도 파악하게 됐다. 이준형 수완지구 입주자대표회장협의회장은 “자율협약으로 기업들이 노력을 하면서 지난해보다 하남산단 악취 민원이 줄어든 것 같다”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자율협약 성과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 농장 악취 녹색축산으로 극복

전남 농촌의 악취 민원은 대부분 축산시설에서 나온다. 전남도에는 한 해 평균 300여 건의 악취 민원이 접수된다. 악취 민원은 6∼8월에 한 해의 절반 가까운 130여 건이 접수될 정도로 증가한다. 축산시설 악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도 전개되고 있다. 올해부터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 전염 예방을 위한 축산업허가제가 도입된다. 축산업허가제가 시행돼 기존 무허가 축산시설이 허가를 받으려면 환경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축산업허가제 대상은 소, 돼지, 닭, 오리 농장이며 규모에 따라 2017년까지 축산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남 지역 축산업허가제 대상은 1만5000농가이며 규모가 커 올해 허가를 받아야 하는 대상은 1700농가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마을에서 일정 거리 떨어진 곳에 축사를 신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가축사육제한구역 조례 제정도 잇따르고 있다. 여수시와 완도군을 제외한 20개 시군이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는 마을에서 신축 축사 제한거리를 가축 종류에 따라 100∼1000m로 규정하고 있다.

전남도는 농촌 주민들의 축산시설 악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축산시설 현대화 사업이나 녹색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역의 소, 돼지, 닭, 오리 사육농가 1만5000가구 가운데 4000가구 정도가 마을에 인접해 있거나 강, 호수 주변에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2009년부터 1426억 원을 투입해 농가 767곳을 대상으로 축산시설 현대화 사업을 진행했다. 또 녹색축산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대부분 축산농가가 미생물 제재 사용 등을 통해 악취 민원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장마#악취#악취 개선 자율협약#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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