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지금 그 섬에선]<2>인천 백령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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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절경에 “와”… 성게알 맛에 “햐”

요즘 본격 수확에 들어간 인천 백령도 다시마. 냉해수대인 백령도의 다시마는 두껍고 밀도가 높아 최상품으로 대우받는다. 인천 옹진군 제공
요즘 본격 수확에 들어간 인천 백령도 다시마. 냉해수대인 백령도의 다시마는 두껍고 밀도가 높아 최상품으로 대우받는다. 인천 옹진군 제공
인천 옹진군 백령도 서북쪽 해안가에 있는 두무진은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수를 놓고 있어 ‘서해의 해금강’으로 불린다. 30분가량의 해상 관광코스를 도는 유람선을 타고 신선대 형제바위 장군바위 코끼리바위 물개바위 등 두무진의 신비로운 자태를 구경할 수 있다. 물개바위에서는 가끔 백령도 물범(천연기념물 331호)이 옹기종기 모여 해바라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명승지로 지정된 이곳은 육상코스로도 다가갈 수 있다. 바다 내음이 물씬 나는 오솔길을 따라 명승지 바위들을 코밑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백령면 연화3리 마을에서 두무진 포구를 거쳐 거센 파도가 출렁이는 바닷가 기암절벽까지는 1km 정도. 깎아지른 듯한 절벽 비탈길을 따라 두무진 비경을 두루 감상한 뒤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백령도 자연산 해산물을 팔고 있는 해안 길목의 횟집들이다.

기자도 두무진 오솔길 입구에 있는 한 횟집에 들어가 봤다. 뾰족한 가시가 살아 움직이는 성게가 수족관에 가득했다. 한 접시(1만5000원)에 성게 8, 9마리를 담아 파는데, 성게 껍질 속에 노란색 알이 꽉 차 있었다. 꿈틀거리는 성게 가시를 손에 잡고 조심스럽게 찻숟가락으로 알을 파내 먹었다. 성게 알은 약간 씁쓸하면서 비릿한 맛을 풍기며 아이스크림처럼 입안으로 타고 넘어갔다.

이곳의 횟집에선 소형 어선과 맨손으로 근해에서 잡은 우럭 노래미(놀래미) 소라 가리비조개 등 여러 수산물을 맛볼 수 있다. 민박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면 여객터미널까지 봉고차로 마중 나와 섬 투어, 배낚시 등의 패키지 관광을 시켜주고 있다. 충청횟집(032-836-1124) 주인 엄광순 씨(58·여)는 “10명 이상의 단체 손님에게는 2박 3일 기준으로 1인당 10만 원씩 받고 식사, 숙박, 섬 관광, 차량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령도 내 여러 민박집, 펜션, 여관 등에서는 이런 형태의 관광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성게는 단백질 비타민 철분이 많아 원기회복에 도움을 주는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백령도에서는 싱싱한 성게를 물질하는 남자인 해남(海男)들이 주로 채취하고 있다. 장태헌 씨(60)는 백령도 내 해남 50여 명 중 한 명이다. 장 씨는 “성게는 전복보다 20배 이상 먹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백령도에서 잡은 해삼과 다시마는 전국 최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백령도 해삼의 경우 중국까지 널리 알려지면서 일반 해삼보다 2∼3배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장 씨가 어민 4명과 함께 결성한 ‘백령바다영어조합’(032-836-1889)에서는 다시마 특산품을 개발한 상태다. 장 씨는 “해수 온도가 차가운 백령도산 다시마는 영양밀도가 높고 두꺼워 고가로 거래되는 전남 완도산보다 더 질이 좋은 최상품”이라고 자랑했다. 다시마는 이번 달부터 채취되기 시작했으며, 영양소 축적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8월 초순에 거둔 것을 최고로 친다.

옹진군은 백령도 토속재료를 이용한 30종을 대표음식으로 개발 중이다. 요리 전문가를 통해 다시마 해물 영양밥, 까나리 성게 미역국, 자연약쑥 콩국수, 성게 새싹 비빔밥 등을 보급하고 있다. 군은 조만간 백령도에서 이들 메뉴를 도입하려는 음식점을 선정해 조리법을 전수해 주고 시설 개선 자금도 무상으로 지원해 주기로 했다.

한편 인천도시공사는 14일부터 백령도행 여객선에 백령도의 자연, 음식을 소개하는 40분짜리 영상물을 방영하기 시작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백령도#기암괴석#수산물#성게#다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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