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살인 진드기’ 의심환자 국내 첫 사망… 야외활동의 계절 예방대책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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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지대에 많아… 풀밭 앉지 말아야, 백신 없지만 초기 발견땐 치료 가능

제주 지역에서 발생한 ‘살인 진드기’ 의심환자가 숨졌다. 제주도는 소를 기르는 강모 씨(73·서귀포시)가 ‘작은소참진드기’로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유사한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16일 오전 6시 37분경 사망했다고 밝혔다.

강 씨는 열이 나자 감기로 생각해 가벼운 처방을 받았다가 체온이 39도까지 오르고 설사, 구토 증세 등으로 의식을 차리지 못해 8일부터 제주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강 씨는 당시 오른쪽 겨드랑이에 진드기에게 물린 흔적이 있었다. 병원 측은 들쥐에 의한 유행성출혈열, 진드기 접촉에 따른 쓰쓰가무시증 등에 대한 검사를 했지만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제주도는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10일 혈액을 채취해 국립보건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는 23일경 나올 예정이다. SFTS로 판명나면 이번이 국내 첫 감염 사례가 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에 보고된 SFTS 의심환자 5명 중 강 씨의 증상이 가장 SFTS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SFTS는 목장 등 풀밭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에게 물려서 발병한다. 일본에서는 올해 3월까지 8명이 감염돼 이 중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Q&A 형식으로 살인 진드기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Q. 살인 진드기는 정확히 무엇인가.

A. SFTS를 유발하는 작은소참진드기는 집에 서식하는 일반 진드기와 달리 들판이나 풀숲 등에 널리 분포한다. 소나 말을 기르는 목장 지대에 많고, 4∼11월에 집중적으로 활동한다. 길이가 3∼5mm로 눈으로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 SFTS 바이러스와 이를 매개하는 작은소참진드기는 국내에 오래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Q. 물리면 모두 SFTS 증상을 보이나.

A. 그렇지 않다. 건강한 사람은 물린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갈 수 있다. 하지만 진드기에게 물린 사실을 확인하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진드기는 사람이나 동물의 피부에 달라붙어 장시간(10일) 흡혈한다. 감염환자의 혈액, 체액에 의한 접촉감염도 보고돼 있어 환자는 격리 조치가 필요하다.

Q. 증상은 어떤가. 치료제는 있나.

A. 심할 경우 고열 증상과 함께 구토, 설사, 복통, 식욕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치사율은 12∼30%로 보고됐다. 현재로선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나 예방 백신이 없지만 초기 증상에 따라 대증요법을 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Q. 예방법은 뭔가.

A.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풀숲이나 덤불, 목장 지대에 갈 때는 긴 소매, 긴 바지, 발을 모두 감싸는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 옷을 벗어 풀밭에 놓거나 풀밭에 앉지 않도록 한다. 야외 활동에 앞서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방법이다.

제주=임재영·유근형 기자 jy788@donga.com
#제주#살인진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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