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5·18 광주 민주화정신’ 전 세계에 알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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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록물, 각국 박물관-국가기록관 순회전시 추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세계 각국의 박물관과 국가기록관에 순회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순회 전시에는 5·18기록물 이외에 프랑스 인권선언,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 뉴질랜드 여성참정권 선언서 등 세계 인권사의 한 획을 긋는 기록물도 전시된다. 5·18기록물이 단순한 문서나 사진을 넘어 민주·인권 향상을 위한 세계적 역사자료로 활용되는 것이다.

○ 인권기록물 소장기관 첫 회의

광주시와 5·18아카이브설립추진위원회는 16, 17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인권기록물 소장기관 대표자회의에 세계 14개 국가 국립박물관과 국가기록관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238개로 민주·인권 분야 기록물은 20건 미만이다. 이 가운데 반민주·인권적 상황에 저항한 기록물은 14건이다. 대표자회의는 2013세계인권도시포럼(5월 15∼18일)의 특별행사로 진행된다.

광주시와 유네스코가 주최하는 대표자회의에는 유네스코 본부와 1789년 인권선언을 소장한 프랑스 국립중앙역사기록원, 1980년 공산권 최초의 자유노조가 벌인 그단스크 21개 요구안을 새긴 나무판자를 보관하고 있는 폴란드 카타르센터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다.

레이 에드먼슨 유네스코 심사위원(호주)은 주제발표를 통해 “5·18아카이브 등 세계 소장기관들이 인권기록을 발굴해 보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류 협력해야 한다”고 밝힐 예정이다. 유네스코는 대표자회의에서 5·18은 아시아 국가의 민주화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약탈·방화가 일어나지 않고 시민이 민주·인권이라는 가치를 위해 대동단결한 민주화운동이라고 평가하며 5월 정신이 세계에 전파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전달한다. 인권기록물 순회 전시는 교류 협력과 활성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이경률 광주시 인권담당관은 “5·18기록물 세계 순회 전시는 세계 민주주의 발전, 인권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순회 전시는 어떻게?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5·18기록물은 9개 주제로 4271권 85만8904쪽에 달한다. 기록물은 1980년 5·18 당시 육필로 작성됐거나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인쇄물이다. 5·18 당시 여고생이 쓴 일기, 당시 동아일보 기자였던 김영택·최건 씨가 쓴 취재수첩, 당시 전남매일 사진기자 나경택 씨가 찍은 사진 등이다. 또 국가기관이 작성한 5·18 자료나 이후 재판기록, 시민들의 기록·증언, 피해자 병원치료기록, 국회 5·18진상규명 회의록, 국가의 피해자 보상기록, 미국의 5·18 관련 비밀해제 문서도 포함돼 있다.

세계 각국 박물관, 기록관 순회전시에는 일부 5·18기록물 원본이 진열되지만 대부분은 복제본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5·18기록물은 복제본 2개로 제작된다. 프랑스 인권선언, 뉴질랜드 여성참정권 선언서 등 각국 인권기록물도 대표적인 것은 2개가 복제된다. 복제본 하나는 내년 5월 광주 금남로 옛 가톨릭센터에 들어서는 5·18아카이브(기록관)에 전시된다.

홍세현 5·18아카이브설립추진위원회 사무처장은 “세계 순회 전시 절차와 시기는 이번 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5·18기록물의 국내외 순회 전시는 5월 정신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ag.com
#유네스코#민주화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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