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어휘왕 비결? 단어마다 어원 찾고 발음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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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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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립스 내셔널 스펠링비 한국대표 선발전 현장

5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개최된 2013 내셔널 스펠링비 대회 현장.
5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개최된 2013 내셔널 스펠링비 대회 현장.
국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국어 어휘를 맞춤법에 맞게 쓰고 정확한 발음을 내는 연습이 필수. 마찬가지로 영어 능력을 원어민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싶다면 어려운 영어 어휘의 정확한 발음과 철자를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5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2013 내셔널 스펠링비(NSB)’에서는 초등생 및 중학 1, 2학년생 63명이 영어 어휘왕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NSB는 세계적 규모의 영어철자 말하기 대회인 ‘스크립스 내셔널 스펠링비(SNSB)’의 한국 대표 참가자를 선발하는 자리. 국제영어대학원대가 주최하고 영어교육 전문업체 ‘윤선생’이 후원해 올해로 6번째 열린 이번 대회의 현장을 들여다봤다.

“임브롤리오.”

SNSB 출제자인 자크 베일리 박사가 출제 단어를 말하자 무대 위의 한 남학생이 질문했다.

“May I have the origin, please(어원을 알려주시겠어요)?”

베일리 박사의 대답.

“Italian and French(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입니다).”

남학생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임브롤리오…. 아이(i) 엠(m) 비(b) 아르(r) 오(o) 지(g) 엘(l) 아이(i) 오(o). 임브롤리오(imbroglio·복잡한 논쟁이나 다툼)!”

심사위원인 박혜옥 국제영어대학원대 교수가 정답임을 선언하자 베일리 박사가 “Congratulation(축하합니다)!”이라고 외쳤다. 객석에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2013 NSB 챔피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NSB는 출제자가 발음한 단어를 듣고 모든 철자를 순서대로 정확하게 말한 지원자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0문항(문항당 1점)이 출제되는 주관식 지필시험(Written Session)과 문항당 3점인 말하기시험(Oral Session) 1라운드 결과를 합산해 성적순으로 선발된 40명이 다시 말하기시험을 반복하는 것. 마지막 1명의 생존자가 ‘챔피언 단어’(1문항)를 맞히면 우승컵을 안게 된다.

이번 대회 챔피언에 오른 주인공은 부산국제외국인학교 중학과정 2학년인 인도계 미국인 리시 군(13). 한국인 학생 이성준 군(13·인천 영화초 6)은 리시 군과 경합을 펼치며 10라운드까지 경합를 이어갔지만 출제 단어 ‘derailleur(변속기)’의 철자를 정확히 말하는 데 실패해 대회 2등에 해당하는 금상을 차지했다.

어휘 실력, 단어 어원 찾고 발음 일일이 확인한 게 비결

오른쪽 사진은 이번 대회 대상을 차지한 Rish 군(왼쪽)과 금상을 차지한 이성준 군.
오른쪽 사진은 이번 대회 대상을 차지한 Rish 군(왼쪽)과 금상을 차지한 이성준 군.
2013 NSB에선 ‘surreptitious(은밀한)’ ‘deteriorate(악화되다)’ 등 웬만한 성인도 알기 어려운 수준의 단어도 다수 출제됐다. 이번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은 어떤 방법으로 영어 어휘력을 향상시켰을까.

리시 군의 경우 평소 350페이지 분량의 영어단어 교재를 꼼꼼히 공부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또 “단어를 공부할 때 어원을 파악하는 것이 이번 대회 우승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면서 “챔피언 단어는 매우 어려웠지만 어원이 이탈리아어에 있다는 출제자의 힌트를 참고하니 정확한 철자를 맞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평소 신문, 잡지,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접할 때마다 모르는 단어의 철자와 발음에 주의를 기울인 것도 지원자들의 공통점. 7세 때부터 영어일기를 쓰면서 잘못 쓴 문장을 다시 쓰는 연습을 했다는 이성준 군은 “아침마다 스마트폰으로 미국 뉴스를 보고 타임지 등 영어 신문과 잡지를 즐겨 읽는다”면서 “외국 영화를 보다가도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곧바로 영영사전에서 찾아 공부한 뒤 바로 암기한 것이 어휘력을 빠른 시간에 늘린 비결”이라고 했다.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고난도 어휘뿐 아니라 평소 학교 수업에서 배우는 단어의 정확한 철자와 발음을 익혀두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오승원 양(14·서울 영훈국제중 1)은 “지난해 대회에서 비교적 쉬운 단어인 ‘rhythm(리듬)’을 듣고 순간 철자가 헷갈렸던 기억이 있다”면서 “평소 보통 수준의 단어를 공부할 때도 전자사전이나 인터넷으로 정확한 발음을 들어두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고 조언했다.

글·사진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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