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스타-시즌2]<28>‘수학 짱’ 충북 청원고 2학년 박종호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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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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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 새로운 문제풀이법 고민했죠”


새 학기가 코앞에 다가왔다. 새로 받은 교과서를 넘겨볼 때 가장 부담이 되는 과목은 역시 수학이 아닐까.

학교에서 ‘수학의 신(神)’으로 통하는 학생들조차 그 비결을 ‘그냥 문제를 많이 풀었다’고 답할 정도로 수학 실력을 키우는 방법은 여전히 모호하다.

지난해 12월 ‘제10회 IMC 국제청소년수학대회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대상인 국회의장상, 같은 해 11월 ‘제26회 한국수학경시대회(KMC)’에서 동상을 수상한 박종호 군(18·충북 청원고 2·사진)은 교내에서 수학 우등생으로 통한다. 지금까지 풀어본 문제집 권수로 따진다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수학을 들이팠다.

하지만 박 군은 수학 정복의 비결로 평소 친구들과 함께 수학을 즐겁게 공부한 것을 꼽는다. 그를 수학 우등생으로 만든 학습 방법을 알아보자.

공식 성립 배경 공부하며 흥미 찾아

박 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들에게 수학 문제 풀이를 ‘가르쳐주는 일’에 재미를 느꼈다.

그가 수학의 매력을 알기 시작한 곳은 초등 5학년 때 입학한 한 대학교 부설 영재교육원 수업. 1시간 동안 수학 공식 하나를 놓고 그 공식이 만들어진 배경, 공식을 유도하는 과정 등 바탕의 원리를 상세히 공부하는 방식이 박 군에겐 더 없는 흥미로 다가왔다.

“수학경시대회나 올림피아드를 준비하기 위해 문제풀이에 집중한다면 어려운 문제를 1시간에 10문제도 더 풀었겠죠. 하지만 시간은 잊고 수학 개념·원리를 이야기 형식으로 배운 경험이 수학에 재미를 느끼게 해줬어요.”(박 군)

경시대회 입상, 비결은 ‘수학 멘토링’


축구 우등생이 되려면 드리블과 슈팅 연습에 몰두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박 군은 고교에 진학하니 중학교 때보다 수학이 훨씬 어려워진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는 1학년 1학기 때 응시한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선 제대로 답을 도출한 문제가 거의 없을 정도로 실력의 벽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 학습량의 최대 80%를 수학에 쏟아 붓는 노력을 통해 2학년 때는 비로소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할 수 있었다.

1학년 겨울방학을 앞두고 참여한 교내 수학동아리 ‘MTM(Math To Man)’ 활동의 도움도 컸다. 친구 두 명이 멘토, 멘티 관계를 형성해 수시로 모르는 문제를 묻고 답하는 일종의 ‘또래 과외’. 그는 친구의 문제풀이 과정을 따져보면서 개념을 문제에 잘못 적용하거나 계산 실수를 한 부분을 찾아내 설명해주었다.

박 군은 평소 문제를 세밀히 보지 않아 적용해야 할 조건을 빠뜨리는 실수를 많이 했는데 친구의 실수를 보면서 자신도 함께 오류를 줄였다. 완벽히 알지 못하는 개념이 무엇인지 찾아내 보완하는 기회도 됐다.

“동아리에선 친구들과 수학 문제 하나를 놓고 다양한 풀이법을 논의하는 시간도 자주 가졌어요. ‘수열의 극한’ 단원의 경우 수열의 규칙성을 찾는 문제는 기본 풀이법이 이미 있는데도 정답을 도출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마치 경쟁하듯 꺼내놓았죠. 그렇게 공부한 것이 경시대회에서도 덕을 봤어요.”(박 군)

서술형 문제, 수리논술 준비도 저절로

박 군이 응시한 IMC 국제청소년수학대회는 계산능력, 이해능력, 추론능력, 문제해결능력 등 4개 영역의 문제를 서술형 주관식 형태로 출제한다.

그가 서술형 답안을 능숙하게 작성할 수 있었던 것은 수업 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이하는 연습을 꾸준히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예를 들어 ‘기하와 벡터’ 단원 중 포물선 관련 최고 난도의 문제 하나를 제시하고 포물선의 정의 등 핵심 개념, 학생들이 쉽게 틀릴 만한 부분, 전체 풀이과정 등을 차근차근 설명해 학급 친구들을 이해시키는 것.

이 같은 방식으로 최근 교과서나 학교시험에서 비중이 늘고 있는 서술형 문제와 대입 수리논술도 상당 부분 대비할 수 있다고 박 군은 말했다.

“학교 시험 직전에는 쉬는 시간을 활용해 친구끼리 어려운 문제를 교환해 풀면 짧은 시간에 고난도 문제만 집중적으로 체크할 수 있어 효과가 크다는 점, 참고하세요.”(박 군)

※‘공부스타 시즌2’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최하위권을 맴돌다 성적을 바짝 끌어올린 학생, 수십 대 일의 경쟁을 뚫고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학생 등 자신만의 ‘필살기’를 가진 학생이라면 누구라도 좋습니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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