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나로호 부품에도 쓰인… ‘대구 슈퍼섬유’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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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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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섬유가 첨단기술을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1층에 설치된 스마트 스캐너 장치를 통해 방문객이 편안하게 의류 치수를 재는 모습.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섬유가 첨단기술을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1층에 설치된 스마트 스캐너 장치를 통해 방문객이 편안하게 의류 치수를 재는 모습.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달성군 논공읍 ㈜삼우기업이 한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2단 로켓에 장착한 고압가스 저장용기(자세제어용 탱크)를 공급해 대구 섬유기술을 널리 알렸다. 고강도 슈퍼섬유로 만든 섬유강화복합재료(FRCM)를 개발해 나로호 부품 제작에 참여한 것. 알루미늄 재질인 저장용기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원사(굵기 약 0.5mm) 형태의 FRCM을 용기 표면에 촘촘히 감아 제작했다. 나로호가 2단 분리될 때 목표지점까지 날아가도록 돕는 역할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 중리동)과 공동 개발한 고압가스 저장용기는 천연가스 시내버스와 연료전지자동차, 소방용 산소탱크, 스포츠 레저 분야에 활용할 수 있어 전망이 밝다. 곽성현 산자융합소재팀장은 “나로호에 사용한 부품은 비행체가 무게 때문에 흔들리거나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섬유 소재여서 철제 탱크에 비해 무게를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업이 나로호 제작에 참여한 것은 축적된 기술력이 있어 가능했다. 1970년 섬유기계 제조업으로 출발해 지금은 유리섬유를 활용한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주력 제품인 엔진 덮개는 차량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고온으로 인한 부품 손상을 줄인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3년부터 슈퍼섬유를 활용한 고강도 고탄성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눈을 돌렸다. 2009년에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돼 풍력발전기 날개에 쓰이는 복합강화섬유 국산화에 성공했다.

‘꿈의 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 섬유를 이용한 요트 선체 건조 기술도 연구 중이다. 직원은 460여 명이며 지난해 연매출은 1000억여 원. 김준현 대표는 “나로호 발사 성공은 산업용 섬유기술이 우주항공 분야까지 응용된 것이어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나로호 제작 참여는 대구 섬유업이 원단 생산과 염색 가공 중심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슈퍼섬유나 산업용 섬유로 발전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동구 봉무동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스마트섬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섬유에 전자회로를 입혀 전기신호를 읽어내는 기능을 갖춘다. 옷으로 만들면 몸 상태를 읽고 외부기기에 영상과 정보를 보낸다. 광섬유와 발광다이오드(LED)를 접목해 빛을 내는 섬유도 최근 개발했다. 이 섬유로 만든 등산복을 입고 조난을 당할 경우 옷에서 나오는 빛으로 구조 요청을 할 수 있다.

연구원 1층에는 몸에 레이저를 쏘아 의류 치수를 알려주는 스마트 스캐너가 설치돼 있다. 줄자로 일일이 키와 팔 길이, 허리둘레 등을 재는 불편을 없앴다. 우정구 한국패션산업연구원장은 “스마트섬유 시장은 IT 발전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꾸준히 연구하면 지역 섬유산업의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 평리동 다이텍(옛 한국염색기술연구소)은 슈퍼섬유 소재가공센터를 구축 중이다. 2014년까지 슈퍼섬유 연구개발 기반과 섬유소재 정보은행을 만들 계획. 지역 섬유기업 30여 곳과 의료용 스마트섬유도 개발하고 있다. 박성민 다이텍 소재개발본부장은 “세계시장에서 통할 만큼 탄탄한 산업용 섬유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 센터가 가동되면 슈퍼섬유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나로호#고압가스저장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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