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나이토 교수 재조명, 경북도가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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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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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효 대구경북본부장
이권효 대구경북본부장
경북도와 일본 시마네(島根) 현은 특별한 관계다. ‘독도’ 때문이다. 1990년 2월 27일자 동아일보에는 ‘독도가 맺어준 한일 자매결연’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독도를 관할하는 경북도와 독도를 ‘다케시마’(竹島·죽도)라고 부르는 시마네 현이 1989년 10월 자매결연하고 이 해부터 교류를 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당시 시마네 현지사는 경북도에 보낸 편지에서 “시마네 현은 한국과 가까운 데다 조상과 문화의 뿌리를 신라라고 믿는 주민이 많아 교류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혀 추진됐다. 16년을 이어온 두 지방자치단체의 교류는 2005년 3월 파기됐다. 시마네 현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했기 때문이다. 지금 경북도는 시마네 현이라는 말만 들어도 고개를 젓는다.

두 지자체의 교류가 한창이던 1990년대 중반 시마네 현에는 “독도는 명백한 한국 영토”라는 사실을 학술적으로 증명한 나이토 세이추(內藤正中)라는 역사학자가 있었다. 그는 1993년 시마네 현립대 교수에서 퇴직한 후 우연히 독도를 연구해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명백한 허구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일본 사회에 알리는 노력을 해왔다. 그런 그가 최근 83세를 일기로 숨졌다. 일본, 특히 시마네 현에서는 눈엣가시 같은 학자였을 테고 우리나라는 그를 거의 몰랐다.

울릉도와 독도를 관할하는 경북도는 독도 지키기에 늘 적극적이고 이를 위한 정책도 넘칠 정도로 다양하다. 이런 경북도가 나이토 교수의 외로웠을 삶과 학자적 양심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는 점은 무척 아쉽게 느껴진다.

그는 생전에 “국익과 맞지 않더라도 사실을 사실대로 명백하게 밝히는 것이 학자의 양심”이라고 말해왔다. 독도의 진실을 오직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밝히고 주장했다. 이런 태도 때문에 그는 주위에서 적잖은 위협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나이토 교수의 소중한 연구와 양심을 재조명하는 것도 독도 수호에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이런 일은 경북도가 아니면 달리 기대할 만한 데가 없는 만큼 차분하면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권효 대구경북본부장 boriam@donga.com
#경북도#시마네 현#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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